
이는 인간이 얼마나 불확실성을 두려워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필라델피아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심리학자 에마 타노빅은 “이성적으로만 생각하면 말이 안 된다. 위협 자체에만 신경 쓴다면 전기 충격이 발생할 확률이 50%일 때는 불안감이 반으로 줄어야 한다”며 “하지만 우리 마음은 그렇게 작동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불확실한 정책 추진은 두 자릿수 내지 세 자릿수에 달하는 고율 관세보다 더 나쁘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시행 하루 앞두고 한 달간 유예하더니, 국가별 상호관세는 발효 13시간 만에 중단했다. 이 정도면 자신의 죽 끓는 듯한 변덕을 ‘유연성’으로 포장할 수준은 넘어선 것 같다.
덕분에 기업은 중·장기 계획을 세우기는커녕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다. ASML홀딩스는 “반도체 산업을 뒤흔들 관세 발표의 영향을 정량화할 방법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델타항공은 “세계 무역의 불확실성이 크다”며 연간 재무 가이던스를 철회했다. 마르코 파픽 BCA리서치 수석 전략가는 “시장이 정책에 따라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처음 실험으로 돌아가자면 불확실성은 상황을 더 위협적으로 느끼게 한다. 인간은 불확실성을 해결하고자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이 관세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치밀한 계산이었다면 그는 미치광이보다는 노련한 협상가에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 다만 그 불확실성에 미국인과 자국 기업까지 발등 찍힐 가능성은 미처 계산하지 못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