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산업은 인재 싸움” 국내 대기업 고급두뇌 유치 ‘사활’ [두뇌유출 下]

입력 2025-04-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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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4-29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내년도 첨단 계약학과 모집인원 13개 대학 18개 학과서 780명
삼성전자, 스탠퍼드·MIT 협업…SK하이닉스 계약학과 선호 커져
현대차, 서울대 석사 과정 설립…LG, 인도 SW 인재 확보 공들여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브레인 드레인(Brain drain·두뇌 유출)’.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첨단 산업 분야에서 두뇌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반도체, 인공지능(AI), 바이오, 미래차, 우주항공 등 전략 기술 산업들은 인재 부족에 신음 중이다. 최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쏠림 현상으로 이공계 두뇌 자체가 쪼그라들었고, 양성된 인재들은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해외 기업의 손짓에 머뭇거림 없이 떠난다. 고액 연봉과 연구 자율성, 이민 혜택까지 내세운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젊은 두뇌들을 쓸어가고 있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경직된 조직문화, 낮은 보상, 복잡한 비자 제도로 대책 없이 뺏기고만 있는 상황이다. 외국 유학생과 연구자들도 졸업 후 한국에 머무르기보단 떠나는 경우가 더 많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는 기술과 인재를 둘러싼 전쟁 중이다. 한국이 패권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국내 인재를 지키고 키우는 동시에 글로벌 인재를 끌어들이는 이중 전략이 필수적이다. 본지는 국내 인재 유출의 현실과 제도적 문제점, 대응방안 등에 대해 짚어본다.

산업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가운데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은 기업들의 인재 확보 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등 주요 대기업들은 채용형 계약학과 신설부터 해외 명문대 공동 연구, 글로벌 인재 양성 프로그램까지 ‘초격차 인재’ 선점에 사활을 걸었다. 더 이상 인재를 기다리는 시대는 끝났다. 기업들은 직접 키우고 글로벌 스카우트에 착수하는 등 인재 선점 게임에 돌입했다. 미래 산업 패권을 좌우하는 핵심 무기로 인재가 급부상한 것이다.

29일 산업계에 따르면 2026학년도 국내 첨단분야 채용조건형 계약학과 선발은 13개 대학, 총 18개 학과에서 진행된다. 선발인원은 총 780명이다. 올해는 성균관대에 계약학과가 추가 설립됐다. 성균관대는 지난해 삼성SDI와 ‘배터리공학과’ 설립 협약을 맺고 10년간 매년 30명 규모의 신입생을 선발하기로 했다.

주요 대기업들은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국내 대학들과 산학 협력을 확대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서울대학교와 ‘AI 공동연구센터’ 설립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고 인공지능(AI) 기술 및 제품 경쟁력 확보와 인재 양성에 나섰다. 과제에 참여하는 석·박사급 연구원을 대상으로 채용 연계 활동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연세대(시스템반도체공학과) △성균관대(반도체시스템공학과·지능형소프트웨어학과) △포항공대(반도체공학과) △대구경북과기원(반도체공학과) △광주과기원(반도체공학과) 등에서 반도체 계약학과를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스탠퍼드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등 북미 명문대와 협업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로봇, 6세대(6G) 이동통신, AI 등 삼성전자가 혼자 개발하기 어려운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는 한편 해외 우수 인재를 미리 확보하려는 목적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고려대(반도체공학과) △서강대(시스템반도체공학과) △한양대(반도체공학과) 등에서 반도체계약학과를 운영 중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앞세운 실적 호조와 성과급 등에 힘입어 최근 SK하이닉스 계약학과 선호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한국고등교육재단을 통해 한국 학생들이 해외 교육기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 오고 있다. 재단 설립 이래 약 1000명의 세계 유수 대학 박사 학위자를 배출했고 5000여 명의 인재를 양성했다.

현대차는 2023년 서울대와 ‘미래자동차모빌리티학과’ 설립 협약을 맺었다. 이 학과는 서울대가 기업과 협력해 최초로 설립한 채용조건형 석사 과정 계약학과다. 입학생은 2년간 석사 과정을 수료한 후 현대차에 입사한다. 지난달부터는 △재한 외국인 유학생 인턴십 △해외 대학 학·석사 인턴십 △해외 이공계 박사채용 등 글로벌 인재 채용도 진행 중이다. AI·데이터, 수소연료전지, 도심항공교통(AAM) 등의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진행하며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LG그룹은 세계 최대 잠재시장인 인도에서 ‘인도 소프트웨어(SW) 연구소’를 중심으로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가 해외에서 운영하는 연구소 가운데 베트남 R&D법인(차량용 소프트웨어 솔루션 등 개발)과 함께 가장 규모가 크다. 이 연구소에는 2000여 명의 현지 개발자가 웹OS 플랫폼, 차량용 솔루션, 차세대 소프트웨어(SW) 등을 개발하고 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최근 열린 ‘국회 미래산업포럼’ 기조연설에서 “한국의 고급인재는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결국 두뇌 순유출국이 된 것”이라며 “해외 고급두뇌를 더 유치해서 미래의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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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 300
  • mac***
    불만은 존재할것. https://blog.naver.com/macmaca/223528462438
    2025-04-30 20:53
  • mac***
    미국같은 자유 민주주의 나라에도 학벌 존재합니다. 동아시아나 서유럽은 대학 역사가 오래되어, 세계사나 국사, 국제법.헌법.주권등을 종합하여 자격이 존중됨. 국사 성균관자격 宮성균관대, 예수회의 가톨릭계 귀족대학 서강대는 양반 성대 다음 Royal대 예우. 이 뒤로 倭서울대. 경성제대 후신 서울대는 한국영토에 주권.학벌없지만, 미군정때 성균관 약탈하기 위한, 하위법과 대중언론.사설입시지때문에, 다른 대학들이 서울대 이기기 어려울것. 대중언론 과정으로 보면 주권.학벌없는 서울대 뒤 연세대,고려대,이화여대. 어떤 입장을 가졌어도, 욕구불
    2025-04-30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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