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무와 함께 25일 가격 인상 돌입
미용·가정용품 등 주요 품목 30~50%↑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쉬인은 사전에 미국 소비자들에게 예고한 대로 25일부터 대부분 제품의 가격을 올렸으며 인상 폭이 377%에 달하는 품목도 있었다.
블룸버그가 24일부터 26일까지 50가지 다양한 품목의 가격 변동을 살펴본 결과 미국에서 쉬인 제품 가격은 전반적으로 약 10% 인상됐다. 더 나아가 50개의 표본 상품 중 7개 품목은 미국에서 구매할 수 없게 됐다. 반면 같은 기간 영국에서는 가격 변동이 거의 없었고 판매가 중단된 상품도 없었다.
인상 폭은 카테고리별로 상이했다. 미용 및 건강 부문의 상위 100개 제품의 평균 가격은 하루 새 51% 뛰었다. 가정 및 주방용품과 장난감 가격은 평균 30% 올랐다. 이 중에서도 키친타월 10장 세트의 가격은 종전의 1.28달러에서 6.10달러로 377%나 폭등했다. 수영복 세트 가격도 4.39달러에서 8.39달러로 91%나 급등했다. 여성 의류의 가격 상승률은 8%를 기록했다.
쉬인과 더불어 중국 대표 저가 제품 전문 전자상거래 업체 테무 또한 공교롭게도 쉬인과 같은 25일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CNN방송은 테무에 등록된 두 개의 파티용 의자 가격이 하루 만에 61.72달러에서 70.17달러로 약 13.69% 올랐다고 전했다. 다만 가격 상승 폭이 일정하지는 않았다. 테무에서 판매되는 스마트 링은 하루 전보다 3달러 오르는 데 그쳤다.
테무와 쉬인은 800달러(약 115만 원) 미만의 소액화물 관세를 면제해주는 소액소포 면세 제도를 활용해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제공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급성장했다. 일부 제품은 개당 10달러 이하인 경우도 많아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이 면세 조치를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내달 2일부터는 중국과 홍콩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800달러 이하의 상품에도 고율 관세가 적용된다. 기업은 120%의 관세 또는 우편물당 100달러의 고정 수수료를 내야 한다. 6월 1일부터는 고정 요금이 200달러로 인상된다.
쉬인과 테무의 가격 인상은 무역 전쟁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미칠 수 있는 파장을 보여주는 초기 신호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2월 발표된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와 예일대 경제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내달 소액소포 면세제도 종료는 특히 미국 저소득층 가구에 불균형적으로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고소득층으로 배송되는 소액소포는 전체의 22%를 차지하는 것에 비해 저소득층으로 향하는 비율은 4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들도 관세 충격을 최대한 줄일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쉬인은 2월부터 일부 중국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베트남에 공장을 짓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테무는 중국 공급업체들이 자체적으로 미국 창고에 재고를 쌓아놓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는 중국 공급망에 대한 강력한 통제권이라는 테무 사업모델을 일정 부분 수정한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