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가 지속적으로 국내 증시를 떠나면서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은 개인과 기관 투자자의 ‘사자’ 행렬이 국내 증시를 떠받치고 있지만, 언제든 하락 전환이 가능하다는 분석에서다. ‘5월엔 주식을 팔고 떠나라(셀 인 메이·Sell in May)’는 오래된 월가 격언도 있어 다음 달 국내 증시 흐름에 이목이 쏠린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는 2.73%, 코스닥 지수는 6.92% 올랐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10조 원 가까이 던졌지만, 개인과 기관이 각각 4조 원 넘게 순매수한 덕에 상승했다.
코스닥 시장도 마찬가지다. 이달 외국인 투자자는 8000억 원 넘게 순매도했지만, 개인과 기관 투자자가 각각 6000억 원, 3000억 원 넘게 순매수하며 지수의 하방 압력을 지지했다.
코스피 시장 기준 외국인 매도세는 9개월째로, 역대 2위 수준이다. 지난해 8월부터 이달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40조 원 가까이 팔아치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發) 관세 리스크와 원·달러 환율 급등 속에 국내 증시 매력도가 떨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역대 최장 순매도 기간은 11개월로,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였던 2007년 6월~2008년 4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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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지금처럼 외국인 이탈세가 지속하면 최장 외국인 순매도 기간을 경신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심화한 가운데 ‘셀 인 메이’를 피할 수 있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관세 불확실성으로 올해 1분기 실적의 연속성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최소한 하방 경직은 높이는 요인이라 평가한다”며 “1분기의 부진한 성장률이 오히려 추경을 비롯한 성장 제고 정책으로 이어질 당위성을 높인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했다.
외국인 투자자 유입과 증시 상승의 관건은 6월 국내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여부다. 금융위가 공매도 재개 등을 통해 국내 증시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가능성을 크게 점치는 데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미국 출장 중 MSCI 최고위급과 면담한 점 때문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현재 국내 증시는 ‘신흥국’으로 분류돼 있다. 이에 위험자산 비선호 현상이 심화하면 자금이 빠져나가는 경향이 큰데, 선진국 지수로 승격되면 투자 매력이 커져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면 국내 증시에 75조 원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