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후] 비만치료제 ‘메가트렌드’ 올라타려면

입력 2025-04-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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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인구 중 10억 명이 비만인 시대다. 8명 가운데 1명은 비만이란 의미다. 비만 유병률은 1990년 이후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가파르게 늘어 성인의 비만율은 40%에 육박한다.

이렇게 전 세계가 비만으로 고심하는 상황에 주 1회 주사를 직접 놓는 것만으로도 살을 뺄 수 있다는 약이 등장했다. 바로 노보 노디스크의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제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다. 해외에서 먼저 돌풍을 일으킨 위고비는 지난해 10월 국내에도 상륙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이미 다음 단계를 밟고 있다. 주사제를 넘어 ‘먹는 위고비’의 허가 절차에 나선 것이다. 올해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25mg 제형을 비만치료제로 승인해달라고 신청했다.

하루 1번 복용하는 이 약은 임상 3상에서 고용량(50mg)은 평균 15.1%, 저용량(25mg)은 평균 13.6%의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위고비와 유사한 수준이다. 주사제에 거부감이 있는 비만 환자라면 환영할 만하다.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는 이미 ‘리벨서스’란 이름으로 국내외에서 제2형 당뇨병 치료에 쓰이고 있어 허가는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노보 노디스크의 독주를 견제하는 일라이 릴리도 현재 개발하고 있는 ‘올포글리프론’의 긍정적인 임상 3상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1차 평가변수인 당화혈색소를 기저치(8.0%)보다 평균 1.3~1.6% 감소시켰고, 주요 2차 평가변수인 체중은 평균 7.3kg(7.9%) 줄였다.

올포글리프론은 제2형 당뇨병 및 비만치료제로 연구됐다. 일라이 릴리는 연말까지 전 세계 규제 기관에 체중 관리 요법으로 허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2026년에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신청할 예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이 시장을 먼저 공략하겠단 계획이다.

실제로 비만치료제 시장은 어떤 질병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2023년 60억 달러(약 8조 원)에서 2030년 1000억 달러(약 140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다, 이를 다시 1300억 달러(약 180조 원)로 상향 조정했다. 위고비가 출시 4개월 만에 6년 이상 팔린 ‘삭센다’의 처방 수를 넘어서는 파급력을 보여줬던 만큼 결코 과장이 아닌 속도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다른 질병보다 비만에 먼저 공들이는 이유도 여기서 나온다.

관건은 이 거대한 기회 속에서 K바이오도 노다지를 캘 수 있을지 여부다. 선두 주자인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는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의 8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꿔 생각하면 후발주자들도 15%는 확보할 수 있단 뜻이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너나할것 없이 비만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국인에게 가장 적합한 약이란 특성을 무기로 내년 하반기 국내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 다른 기업들도 먹는 비만약이나 월 1회 주사제 등 차별점을 내세우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대다수가 아직 임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속도 측면에서는 글로벌 제약사를 따라가기 어렵다.

그러나 시장이 계속 팽창하는 점을 고려하면 비만치료제 보유 여부는 기업의 미래를 가르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경쟁이 클수록 기회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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