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시장 규모가 꾸준히 성장하는 일본에 주목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기업들은 의약품을 넘어 진단, 인공지능(AI) 건강 관리,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했다. 일본은 인구 10명 중 1명 이상이 80세를 넘긴 전 세계 1호 초고령사회로, 헬스케어 관련 수요가 꾸준히 확대하는 것은 물론 이에 대응하기 위한 혁신과 투자가 이어지는 국가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MARC에 따르면 일본 헬스케어 시장은 2024년 2073억 달러(약 284조 원) 규모에서 2033년 2875억 달러(약 393조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제약사 팜젠사이언스는 일본 건강기능식품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내 최초 집중력 스틱젤리 ‘집현전’과 지속성비타민C ‘비타잉’을 일본 최대 뷰티 플랫폼으로 알려진 큐텐재팬(Qoo10 Japan)에 이달 론칭했다.
일본 건기식 시장은 2022년 1조 엔을 돌파해 지난해 1조1541억 엔(11조130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비타민, 콜라겐, 히알루론산 등 이너뷰티(inner beauty) 건기식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건기식 시장은 2024년 기준 6조440억 원 규모다.
팜젠사이언스는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일본 건기식 시장을 개척하면서 하반기 제품군을 확장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큐텐재팬 입점에 집중하고 있으며, 향후 계획을 내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GC녹십자의 자회사 GC지놈은 인공지능(AI) 기반 다중암 조기선별 검사 ‘아이캔서치(ai-CANCERCH)’를 올해 4월 일본에 정식 출시했다. 일본의 다수 의료기관과 네트워크를 보유한 GC그룹 현지 계열사 GC림포텍과 협력 중이다.
아이캔서치는 1회 채혈로 폐암, 간암, 대장암, 췌장담도암, 식도암, 난소암 등 6종 이상의 암을 스크리닝할 수 있는 검사다. 7000명 이상의 암 환자와 정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암을 선별한다. 민감도 82.2%, 특이도 96.2%의 정확도를 입증했으며, 저밀도 전장 유전체 시퀀싱 방식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일본 암 진단 시장 규모는 2024년 22억2040만 달러(약 3조 원)에서 2030년 33억320만 달러(약 4조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GC지놈은 일본 내 주요 의료기관 및 연구소와 파트너십을 통해 현지 임상 연구와 기술 개발을 강화하고, 액체생검 암 진단 시장을 조기 선점하겠단 계획이다.
AI 기반 모바일 건강관리 솔루션 ‘파스타(PASTA)’를 서비스하는 카카오헬스케어는 최근 일본 법인 설립을 완료했다. 일본은 카카오헬스케어의 첫 번째 진출 국가다.
파스타는 연속혈당측정기(CGM)와 연동해 실시간 측정한 혈당 수치와 이용자가 입력한 식단, 운동, 수면 등 라이프로그 데이터를 분석해 올바른 생활습관을 제안한다. 카카오헬스케어는 파스타의 일본 맞춤형 건강 콘텐츠를 개발하고 음식 데이터서비스와 AI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등 현지화를 진행 중이다. 8월까지 파일럿 테스트를 거쳐 9월 중 본격적으로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병원, 검진센터, 지방자치단체 대상 사업도 추진한다.
국제당뇨연맹(IDF)에 따르면 일본의 당뇨병 환자는 1100만 명, 당뇨병 전단계는 약 2000만 명으로 추산돼 약 3100만 명이 당뇨병 고위험군이다. 국내(2000만 명)의 약 1.5배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