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가 23일부터 이틀간 덕수궁 돌담길과 정동 일대에서 ‘2025 정동야행’을 개최한다.
25일 구는 올해 정동야행이 ‘정동의 빛, 미래를 수놓다’를 주제로 내달 23일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24일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열린다고 밝혔다. 정동야행은 정동 일대 역사문화시설을 야간 개방하고, 공연·전시·체험 등을 통해 그 속에 담긴 멋과 낭만, 역사를 시민들과 공유하는 중구 대표 축제다.
개화기 정동은 새로운 문명이 스며들던 관문이었다. 서양 문물이 전통과 교차하던 ‘핫 플레이스’였다. 배재학당과 이화학당, 정동제일교회 등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교육기관과 종교시설이 이곳에서 문을 열었다. 병원, 외교공관, 호텔이 줄지어 들어서며 정동은 세계와 소통하는 창구가 됐다.
고종은 이곳에서 대한제국을 선포하며 자주독립의 꿈을 품었고, 유관순을 비롯한 이화학당 학생들은 정동제일교회에서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등사하기도 했다. 독립운동가들은 나라의 내일을 도모했고, 지식인들은 교육과 언론으로 시대를 일깨웠다. 정동은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미래’를 향한 열망을 품고 앞으로 나아간 곳이다.
2025년 봄, 정동은 다시 한번 ‘빛’으로 열망을 깨우고, ‘시민’과 함께 ‘미래’를 향한 여정을 이어간다.
조선의 마지막이자 대한제국의 시작이었던 정동.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며 자주독립의 꿈을 키웠던 정동이, 밤을 밝히는 빛과 이야기로 깨어난다.
△야화(夜花, 역사문화시설 야간개방 및 문화공연) △야사(夜史, 정동길 체험프로그램) △야설(夜設, 거리 공연)△야로(夜路, 역사해설투어) △야경(夜景, 야간경관) △야식(夜食, 먹거리) △야시(夜市, 예술장터)등‘7야(夜)’프로그램이 정동의 밤을 수놓는다.
정동의 시간을 간직한 35개 시설이 개방된다. 올해 정동야행에는 대사관, 박물관, 종교시설, 국가유산, 미술관, 공연장 등 35개 역사문화시설이 참여해 시민들을 맞이한다.
축제의 막은 23일 저녁 6시 50분 덕수궁 중화전 앞에서 펼쳐지는 고궁음악회로 열린다. 중구 홍보대사이자 피아니스트 ‘다니엘 린데만’과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가 무대에 올라 빛으로 물든 정동을 감성으로 채운다.
정동야행의 인기 프로그램인 ‘대사관 투어’는 올해도 ‘핫’할 전망이다.
△주한캐나다대사관에서는 션 모리세이의 ‘한국과 캐나다를 잇는 민속 신앙’강연이 열리고 △주한영국대사관은 대사관을 개방해 투어를 진행한다. ‘정동의 이웃’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는 지난해 10월 명예중구민으로 위촉되며 중구와의 특별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정동의 종교시설도 빼놓을 수 없다. △정동제일교회에서는 오르간과 사중창단 공연인 ‘정동의 메아리’와 시온금관 5중주인 ‘소리로 그리는 브라스의 정동’ 공연 △영국대사관 바로 옆 성공회서울주교좌 성당에서는 파이프오르간 연주 공연 △구세군역사박물관에서는 구세군악대 공연이 열린다.
정동의 기념관과 박물관도 참여한다.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는 역사 강사 최태성이
△중명전에서는 ‘매직 저글링 퍼포먼스’와 ‘퓨전국악’ 공연 △구(舊) 러시아공사관 앞 정동공원에서는 거리공연 △국립정동극장은 정동야행 속 작은 쉼터로 정동마당을 시민에게 개방한다.
문화해설사와 함께 정동을 여행하는 ‘다같이 돌자 정동한바퀴’ 역사해설 투어도 진행된다.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 중국어, 일어로도 마련돼 외국인 관광객도 정동의 역사를 깊이 느낄 수 있다.
또한 정동의 21개 역사문화기관이 참여하는 ‘스탬프 투어’를 진행해 10개 이상 모으면 기념품도 증정한다.
수많은 사연이 담긴 덕수궁 돌담길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전화 덕률풍으로 ‘고종의 비밀특명 수행하기’ △순종과 덕온공주 등의 서체로 ‘손글씨 엽서 꾸미기’ △독립신문을 모티브로 한 ‘정동야행의 특별한 호외 제작’ △나만의 밤을 밝혀줄 전통 무드등 만들기 △업사이클링 바다유리 키링 만들기 △전통자개로 그립톡과 자석 만들기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가득하다.
또한 근대부터 미래까지 엿볼 수 있는 다양한 복장 퍼포먼스와 돌담길 곳곳에서 열리는 버스킹 공연, 유관순 열사의 후배인 이화여고 학생들의 거리 행진과 풍물 공연, 마칭밴드의 ‘빅보스 마칭밴드’ 퍼레이드 등 볼거리도 가득하다. 수공예 보물시장도 열린다.
덕수궁 앞과 돌담길, 정동공원에는 다양한 포토존이 마련된다. 특히 을지로 조명상가의 화려한 조명으로 덕수궁 돌담길에 포토존을 꾸미고, 정동공원은 청사초롱거리와 별빛 쉼터로 변신한다. 먹거리도 빠질 수 없다. 근현대 시대 외국에서 들어온 음식들을 푸드트럭 먹거리 존에서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