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자산을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만 해서는 K바이오가 크게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라이선스 아웃만 해서는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만 하게 됩니다. 우리 브랜드를 꾸준히 알리기 위해선 끝까지 임상을 진행해야 합니다. 국가에서 제도적으로 시스템을 통해 스케일업 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고종성 제노스코 대표는 24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K바이오가 세계적인 시장에서 성장하기 위해선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이전하기 보다는 국내 브랜드로 마케팅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제노스코는 국산 31호 신약이자 국내 첫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항암신약인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원개발사로 유명하다. 고 대표는 LG화학의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와 렉라자를 개발한 주역으로 국내 신약개발의 대부로 불린다.
신약개발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만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대부분은 임상 2상 이전에 기술이전을 선택한다. 고 대표는 “유한양행의 렉라자는 임상 2상까지 진행 후 존슨앤드존슨(J&J)에 기술수출됐다”며 “유한양행의 기술력이 글로벌에서 인정받았으니 이제는 임상 3상까지 자체 개발하는 회사도 늘어야 한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를 자체 개발에 성공해 SK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다. 이것이 K바이오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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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대표는 신약 개발의 성공을 위해 좋은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외를 하더라도 공부가 늘지 않는 학생이 있고, 조금만 가르쳐도 잘하는 학생이 있다. 가성비 있는 결정을 해야 한다”면서 “최적의 물질을 잘 찾아야 한다. 백신이 유행한다고 해서 모두가 백신을 개발하고 그래서는 신약개발 가능성이 떨어진다. 대중이 좋아한다고 모달리티(치료접근법)를 바꾸기도 하는데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제노스코는 이달 21일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심사 미승인 통보를 받았다. 모회사 오스코텍과의 중복 상장 문제가 걸림돌이 됐다. 고 대표는 “이미 지나간 일이다. 다 잊어버렸다”면서 “신약개발을 위해 상장을 준비했다. 돈을 벌려고 한 것이 아니다. 예전에도 적은 인원으로 어렵게 했을 때 신약개발에 성공했다. 큰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선물을 받았다. 이번에도 큰 선물을 줄 것이라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 대표는 “위기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분석하고 미래도 생각하겠다. 한계를 줬을 때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고 또 다른 돌파구를 찾기 마련이다. 좋은 회사를 상장시키지 않은 상황을 후회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