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근 교수 “면역항암제 급여 적용, 치료 패러다임 바꾼다” [담도암만 멈춘 시간]

입력 2025-04-25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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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4-24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담도암 1차 치료서 생존율 확대…10여 년 만에 고무적 성과
항암화학요법보다 부작용도 적어…고령 환자도 치료 가능
급여 적용은 환자의 비용 부담 감소에 그치지 않아…국가의료재정에도 긍정적

▲이충근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서울 서대문구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투데이DB)
▲이충근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서울 서대문구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투데이DB)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담도암 환자의 생존 기간을 연장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자와 가족이 완치에 대한 희망을 품고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중요한 의미가 될 것입니다.”

담도암 치료 현장의 최일선에서 환자들을 만나는 이충근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치료 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담도암 환자의 생존율을 10여 년 만에 끌어올린 면역항암제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가 2022년 담도암 1차 치료에 대한 국내 허가를 획득했지만 여전히 건강보험 급여권 밖에 머물러 환자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교수에 따르면 면역항암제에 급여 적용이 필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임상 3상(TOPAZ-1) 연구에서 세포독성항암제(항암화학요법) 대비 통계적으로 더 긴 생존 기간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해당 연구는 국내 연구진이 주도하고 한국인 환자가 전체 등록 환자의 25%(120명)에 달해 더욱 유용하다. 한국인 환자만을 분석한 24개월 전체생존율은 더발루맙 병용요법 환자군(38.5%)이 항암화학요법 환자군(14.1%) 대비 2.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환자군(22.9%)의 전체생존율과 비교해도 눈에 띄게 높은 수치다.

이 교수는 “TOPAZ-1 연구는 담도암 1차 치료 영역에서 10여 년 만에 생존 기간의 유의미한 연장을 입증한 첫 연구”라며 “일반적으로 담도암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이 1년 수준이란 점을 고려하면 더발루맙 병용 투여 시 2년 이상 생존한 환자가 40%에 가깝단 점은 매우 고무적인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연세암병원에서 더발루맙 병용요법을 투여한 환자 약 100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TOPAZ-1 임상 연구의 항위 분석 데이터에 버금가는 성과를 보였다. 투여 경험이 축적될수록 더발루맙 병용요법이 안전하고 치료 효과도 좋으며, 환자 만족도도 높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충근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서울 서대문구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투데이DB)
▲이충근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서울 서대문구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투데이DB)

면역항암제는 치료 과정에서 환자들이 겪는 고통도 줄일 수 있다.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기전이 아니기에 세포독성항암제보다 부작용이 적어 꾸준한 치료가 가능하다. 초기 6개월에 해당하는 8주기에 걸쳐 면역항암제와 항암화학요법을 병행하고 이후에는 면역항암제 단독 유지요법으로 전환하면 환자의 치료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이 교수는 “환자들이 항암화학요법을 견디기 힘들어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일은 실제로 빈번하다. 치료를 완전히 중단하는 것은 아니지만 항암제 용량이 줄어들거나 치료 간격이 조정되면서 충분한 종양 조절 효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라면서 “면역항암제 유지요법은 고령 환자들도 불편함 없이 외래 진료를 유지 중인 사례가 많다. 지속적인 치료와 함께 삶의 질 개선을 함께 기대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 교수가 담당한 80대 여성 담도암 환자의 경우 면역항암제 치료 초기부터 암 크기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결국 수술이 가능할 정도로 호전됐다. 이 환자는 무사히 수술을 마친 후에도 1년 이상 재발하지 않고 건강한 삶을 유지 중이다. 80대는 일반적으로 항암 치료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연령이지만, 적절한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으로 긍정적인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단 점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사례다.

안타까운 현실은 이런 임상적 효능에도 불구하고 아직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많은 환자가 비용 걱정에 치료를 망설인단 점이다. 한국은 담도암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만, 국내 암 발생률을 놓고 보면 소수에 해당해 정책적 관심과 지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 교수는 “환자에게 ‘오늘은 돈을 준비하지 못해 치료를 받을 수 없다’란 말을 들었을 때의 심정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한국인에게 가장 뛰어난 효과가 나타났지만 거액의 비급여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면 1차 치료부터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없다”고 탄식했다.

면역항암제의 급여 적용은 단순히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데 끝나지 않는다. 면역항암제 유지요법으로 전환하면 감염 등 부작용이 줄어든다. 부작용 치료 역시 국가 의료비 지출이란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의료재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치료 시작점부터 보험 혜택을 보장하는 것이 전체 치료 과정의 접근성을 높이는 핵심”이라며 “그러면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표준치료’로 자리 잡고, 전국 어디서나 더 많은 환자가 같은 치료 혜택을 받는다. 제도적 지원으로 국내 담도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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