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보존에도 공백…OTT 콘텐츠 수집 체계 마련해야
지난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넷플릭스 등 OTT 콘텐츠의 법적 지위 미비 등 영화·영상 콘텐츠 관련 지적 사항이 총 20건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본지가 최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도 국정감사 결과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영화·영상 콘텐츠 관련 지적 사항이 총 21건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부분이 바로 'OTT 콘텐츠의 법적 지위 문제'다.
넷플릭스 등 OTT에서 공개되는 영상 콘텐츠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에 따라 영화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OTT 사업자들은 영화발전기금(영발기금)의 재원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
문체위는 보고서에 "넷플릭스도 영화발전기금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치 필요", "넷플릭스의 한국 투자 관련 OTT시장 내 역할과 성과를 점검할 것", "OTT 콘텐츠가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상 영화에 포함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 필요" 등의 내용을 담았다.
관련 뉴스
OTT 콘텐츠가 법적으로 영화에 해당하지 않아 한국영상자료원 의무 제출 대상에서 제외되는 문제도 거론됐다. 보고서에는 "OTT 콘텐츠가 유실되기 전에 적극적으로 수집하기 위한 법적ㆍ제도적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이 제시됐다.
한편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한국 2035 핵심 프로젝트'를 발표, OTT 등 영상 콘텐츠 간 경계가 흐려진 패러다임 변화를 반영해 영상 산업의 체계적 육성을 위한 통합 법제를 마련한다고 밝혔다.
현행 영비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영화의 개념은 '연속적인 영상이 필름 또는 디스크 등의 디지털 매체에 담긴 저작물로서 영화상영관 등의 장소 또는 시설에서 공중(公衆)에게 관람하게 할 목적으로 제작한 것'을 말한다.
OTT를 통해 공개되는 영상 콘텐츠를 법적인 개념의 영화로 정의하기 위해서는 '정보통신망을 통해 제공되는 시청용 콘텐츠'와 같은 표현이 법령에 포함되어야 한다.
이렇게 법 개정이 이뤄지면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 사업자들도 영발기금의 재원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즉 영화가 OTT나 IPTV, 방송 플랫폼을 통해 유통될 경우 그 방식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영발기금을 조성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지난해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개막작은 넷플릭스 영화 '전,란'이었다. 국내 최대 영화제인 BIFF가 OTT 영화를 개막작으로 선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 밖에도 넷플릭스는 영화제 기간 내년 라인업을 소개하는 등 대대적인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한국영화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영발기금 재원의 다각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재원이 탄탄해야 포스트 봉준호 등 새로운 얼굴을 발굴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라며 "OTT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그로 인한 수익 창출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 OTT 사업자들도 한국영화 산업 발전을 위해 어떤 식으로든 기여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