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밖에 안 보여"…흥행 실패 현실로
김동연 "바람직하지 않아"
'호남 표심'에 관심 집중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어대명'(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 양상이 굳어지면서 경선 흥행이 실패할 거란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까지 민주당 경선 후보들의 누적 득표율은 이재명 후보가 89.56%로 사실상 승기를 잡았단 평가가 나온다. 김동연 후보는 5.27%, 김경수 후보는 5.17%로 한 자릿수에 그쳤다.
지난 20대 대선과 비교해봐도 민주당 내 비이재명(비명)계 주자들의 약세는 더 뚜렷하다. 2021년 10월 마지막 순회 경선 때 집계된 총 득표율은 이재명 후보가 50.29%로 당시에도 과반을 차지하긴 했지만, 2위였던 이낙연 후보(39.14%)와 격차가 지금처럼 크게 벌어지진 않았다.
홍익표 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KBS1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저도 (이 후보 득표율이) 이렇게 많이 나올 줄은 몰랐다. '한 80%는 넘겠다'라고 생각했는데 90%에 육박한 건 제가 예상한 것보다 높았다"고 했다. 상대 패널인 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주당의 역사인데, 그런 DJ의 리더십도 저런 경선 결과가 안 나온다"고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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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승부가 갈린 모습이 연출되자 경선 '컨벤션 효과'가 앞선 다른 경선보다 덜하단 평가가 자연스럽게 따라붙고 있다. 흥행 측면에서 국민의힘보다 훨씬 뒤처져있단 지적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본지에 "민주당 경선의 컨벤션 효과는 없었다"며 "같은 기간 진행된 국민의힘 경선 토론회는 '생머리', '보정속옷'과 같은 소재로 희화화되긴 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관심은 끌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재명 후보 입장에선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으니 흥행 효과에 대한 필요성이나 아쉬움을 그다지 느끼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김동연 후보는 이 같은 경선 흐름에 대해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면서도 "특정 후보가 일방적인 표를 가져가는 것은 건강한 민주당, 또 압도적 정권교체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반면 '밋밋한 경선이 치러지고 있다'는 지적에 민주당은 조기대선이란 특수한 상황이 적용됐단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이번 대선은 정상적이지 않은 조기대선"이라며 "'정권교체'에 당원들이 절실하고, 민주당이 어떤 후보를 내야 하는가에 대한 부분이 집약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런 상황에 정치권의 관심은 26일 열리는 '호남권 경선'으로 옮겨가고 있다. 호남권은 민주당의 텃밭으로 여겨지지만 지지세가 온전히 이재명 후보에게 전달될지는 관심사다.
신 교수는 "호남은 '균형 감각'이 뛰어난 지역이다. 호남 내 '이재명 비토 세력' 유무 때문이라기 보단 표가 한쪽으로만 너무 쏠리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발표되면 호남에서는 이 후보 득표율이 지금까지의 양상보단 덜 나올 수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