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까지 10조 이상 투자금 증가 전망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모험자본 공급 의무가 강화하면서 중소·중견기업과 벤처캐피탈(VC)업계에는 시중 투자금이 마르는 '돈맥경화'가 해소되리라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가 발행어음이나 종합투자계좌(IMA)로 조달한 자금의 25%를 의무적으로 모험자본에 투자하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종투사들은 내년 10%, 2027년 20%, 2028년 25%로 모험자본 공급 의무 비율을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부동산 투자 규모는 2028년까지 10%로 줄어든다.
당국이 인정하는 모험자본 범위에는 중소·중견기업 자금지원 및 주식 투자, A등급 이하 채무증권,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채권(P-CBO) 매입, 상생결제, VC·신기술사업금융회사 투자, 코벤펀드, 하이일드펀드, 소부장펀드, 모태펀 등이 포함된다.
이 제도로 2028년까지 모험자본이 최소 10조 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종투사의 발행어음 조달액은 41조5000억 원에 달한다. 이를 고려하면 내년은 4조1500억 원, 2027년에는 약 8조3000억 원, 2028년에는 10조3750억 원이 모험자본에 투자돼야 한다. IMA로 조달하는 금액까지 더해지면 모험자본 투자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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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이어지던 '돈맥경화'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VC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벤처 투자 규모는 총 11조9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1조 원 증가했다. 다만 7년 이상된 후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6조3663억 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3년 이내 초기 스타트업 투자는 2조2243억 원으로 전체의 18.6%에 그쳤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금리 장기화와 은행권의 위험가중자산(RWA) 부담으로 인해 업계가 펀딩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며 "또 그간 증권사들은 VC 투자에 소극적이었지만, 이번 제도 변화는 증권사가 본격적으로 유한책임출자자(LP)로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 벤처투자 시장에 긍정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제도 변화로 신용등급 AA등급 이상 우량기업 회사채에 투자가 쏠렸던 현상도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그간 고금리, 보수적 투자 심리에서는 비우량 채권이 찬밥이었는데 제도 변화로 증권사가 매입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수요가 늘 수 있다"며 P-CBO 투자 확대로 더 많은 중소기업이 회사채 시장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