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서비스 리커버리로 고객 충성도 확보해야”
알리익스프레스(알리), 테무, 쉬인의 재공습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이커머스업계는 중국 이커머스업체(C커머스)와의 경쟁이 불가피한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업계는 C커머스가 초저가를 앞세워 한국 시장에 안착할 수는 있어도 배송 경쟁력과 고질적인 품질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시장 주도권을 쥐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21일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알리의 3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712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테무의 MAU는 약 675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1% 증가했다.
쉬인의 3월 MAU 역시 94만5581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82.9% 증가했다. 쉬인의 MAU는 작년 7월 68만 명을 찍었지만 12월 42만 명대로 급격히 떨어졌다가 올해 2월부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자체 뷰티 브랜드 쉬글램(SHEGLAM)을 선보인 효과로 해석된다.
업계는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C커머스의 초저가 전략이 MAU를 끌어 올린 것으로 본다. 알리는 작년 3월 1000억 원의 쇼핑 보조금을 지급했고 11월 광군제에는 현금 1억 원을 경품으로 내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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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지속가능성이다. 안전성, 가품 등 고질적인 품질 문제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 테무, 쉬인 등에서 판매 중인 간절기용 어린이 섬유제품 및 생활용품 41개를 대상으로 안전성 검사를 진행한 결과 10개 제품이 유해물질 기준을 초과하거나 물리적 시험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다만 알리는 이날 한국수입협회(KOIMA)와 함께 국내 유통 제품에 대한 자발적 안전 검사를 진행, 기준미달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는 등 자정노력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이커머스업체와 비교해 배송 경쟁력이 취약한 것도 해결해야할 숙제다. 해외 직접구매(직구) 특성상 배송 속도는 익일배송이 되는 쿠팡과 네이버 등과 비교해서 현저하게 느리다. 국내 이커머스업계 1위인 쿠팡은 3조 원 이상을 물류에 투자, 2027년부터 230여 개 시·군·구에서 로켓배송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 경우 5000만 명 이상이 로켓배송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게 쿠팡의 설명이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애플리케이션(앱) 출시로 이커머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네이버는 CJ대한통운 등 물류업계와 손을 잡고 배송서비스를 강화 중이다. 네이버는 오늘·내일·일요·희망일배송 등 서비스를 세분화한데 이어 연내 퀵커머스(지금배송) 서비스도 시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쿠팡과 네이버의 고객 충성도도 C커머스에게는 부담이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 회원 수는 2023년 말 기준 1400만 명이다. 작년 기준으로 회원 수는 현재 공개되지 않았으나 꾸준히 증가세인 것으로 국내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중국 제품·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철저한 품질 관리를 통해 신뢰를 쌓고, 서비스 리커버리로 고객 충성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한국 이커머스는 유료 멤버십 등 구독 경제로 충성 고객을 확보해 방어 체제를 갖췄기 때문에 중국 이커머스는 이를 뚫기 위해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