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신약개발이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 신규 타깃과 신규 모달리티(치료접근법)를 적극 지원해 혁신신약이 개발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박영민 국가신약개발재단(KDDF) 단장은 17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엠배서더서울에서 열린 재단 출범 4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신약개발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박 단장은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자원이 부족하다. 우리가 제약바이오 강국을 꿈꾸는 이유는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고 교육하는 시스템과 열의가 있기 때문”이라며 “만 개 중에 한 개가 성공하는 것이 신약개발이다. 대부분 실패할 수밖에 없지만, 실패 과정에서 경쟁력이 향상되고 그 산업 분야도 발달한다. 한국에서도 글로벌 빅파마가 나올 수 있도록 KDDF가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KDDF는 2021년 출범해 2030년까지 사업 기간 10년 동안 총 사업비 2조1758억 원을 운용한다. 사업 목표는 국가 제약·바이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국민건강 증진이다. 박 단장은 “2030년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에서 허가받은 신약 4개,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1개를 목표로 한다. 기관·기업의 연구개발(R&D)을 적극 지원해 신약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글로벌 진출을 가능하게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뉴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KDDF는 국내 423개의 파이프라인을 지원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신약개발 초기 단계인 유효물질·선도물질·후보물질 도출 단계이며 전체의 61%를 차지했다. 이어 전임상 29%, 임상 1상 7%, 임상 2상 3% 순으로 집계됐다. 김순남 KDDF R&D 본부장은 “발굴 단계는 재단의 정량적 성과 평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생태계 조성의 출발점이기 때문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KDDF는 총 128건의 신약개발 과제를 선정할 계획이다. 특히 임상 단계의 자금 지원이 대폭 확대됐다. 기존 최대 35억 원이었던 임상 1상은 45억5000만 원으로, 임상 2상은 70억 원에서 91억 원 수준으로 증액됐다. 박 단장은 “임상 구간이 기업 입장에서 가장 비용 부담이 큰 병목구간”이라며 “임상을 제대로 진행할 수 있도록 적응증을 어떻게 선정할 것인지, 임상전략을 어떻게 짤 것인지, 비임상 자료에서 보완할 것은 무엇인지 등을 돕고 있다. 또 벤처캐피털(VC)의 투자 기회를 늘리기 위한 방안도 적극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저희의 역할은 신약개발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 춘궁기에 처한 사람들에게 곡식을 나눠주는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죽음의 고개를 넘어갈 수 있게끔 해주는 것으로 생각한다. 탄력적으로 유연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KDDF의 사업은 2030년 종료를 앞두고 있다. 박 단장은 제약바이오산업이 경쟁력 있는 분야인 만큼 지속해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제약바이오산업에) 거는 기대가 큰데, 일몰 사업이라 한계가 있다. 사업 종료 기간에 다다르면서 직원들이 불안해하게 되고 운영도 비효율적으로 될 수밖에 없다”면서 “최근 여러 바이오텍이 몇조 원 규모의 거래를 성공시키는 등 K제약바이오의 성과가 나오고 있다. 연속성 있게 산업을 지원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