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 전망에…정유사 하반기 먹구름

입력 2026-06-1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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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유 80달러대…재고 관련 손실 확대 우려
최고가격제 종료 기대에도 하반기 수익성 부담으로

▲에쓰오일 울산 공장 전경. (사진=에쓰오일)
▲에쓰오일 울산 공장 전경. (사진=에쓰오일)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가시화하면서 국제유가가 빠르게 꺾이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을 견인했던 재고 관련 이익이 손실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유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2분기 실적은 우려만큼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 전망은 어둡다.

14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9059억원, SK이노베이션은 1조2397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역대급 실적을 거뒀던 전 분기보다는 감소한 수준이지만 정제마진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면서 예상보다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

그러나 하반기부터는 실적 눈높이가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동 리스크 완화 기대감으로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있어서다. 두바이유는 3월 평균 배럴당 128.52달러에서 4월 105.70달러, 5월 103.15달러로 높은 수준을 이어갔으나 12일 기준 83.18달러까지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협상 타결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정상화될 경우 유가가 70달러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수요 전망도 우호적이지 않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달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하루 97만 배럴로 제시했다. 한 달 전 전망치인 117만 배럴보다 20만 배럴 낮아진 수치다. 수요 증가세가 둔화하면 공급 부담이 커지면서 유가 하락 압력이 높아진다.

정유업계는 통상 수개월 전 도입한 원유를 정제해 판매하는 구조여서 유가가 지속 하락하면 보유 재고 가치가 하락하고 역래깅(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로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 원유를 비싼 가격에 들여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판매하게 되면서 수익성이 악화하는 구조다. 실제로 1분기 정유사들의 이익 대부분이 재고 관련 이익에서 발생한 만큼 하반기 들어 이 효과가 역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일부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로 원유 수급이 안정화되고, 유가가 하향 안정화되면 석유 최고가격제도 예상대로 이달 종료 수순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손실 산정 기준을 담은 고시 제정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3월 제도 시행 이후 업계 누적 손실이 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한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 하락은 원가 부담 완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면 재고 관련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하반기에는 유가 방향성과 정제마진 유지 여부가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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