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온실가스 감축 시나리오 반응 엇갈려

입력 2009-08-04 17:21 수정 2009-08-0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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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감축 목표 적극 이행…일부 업종 '특수성' 인정 필요

정부가 4일 온실가스 중기 감축 목표로 3개 시나리오를 제시한 것에 대해 산업계는 대체로 감축 목표가 확정되면 적극적으로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획일적인 감축 목표에 대해서는 우려를 내비치는 등 업종별로 반응이 엇갈렸다. 4일 산업계에 따르면 전자업계는 온실가스 감축 경영을 선포하고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온실가스 감축은 국제적인 트렌드이고, 이를 피하고는 기업이 생존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추후 확정할 목표치 이상을 달성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오는 2013년까지 8500만t의 온실가스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LG전자도 올 상반기에 제품생산과 사용단계에서 총 210만t의 온실가스를 감축한데 이어 2020년까지 제품사용 단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연간 3000만t씩 줄여나갈 방침이라며 정부가 내놓은 감축안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친환경 자동차 개발에 나서고 있는 현대자동차측도 "어떤 기어도 세계 각국의 저탄소 정책에 위배하는 사업을 벌일 수 없다"며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에너지 다소비업종인 철강과 석유·화학 등의 업종은 업종별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포스코, 현대제철 등은 정부의 업종별 감축목표가 어떻게 설정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철광석과 코크스에 투입해 녹이는 제선과정에서 다량의 온실가스 배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시나리오에 산업별 특성이 어떻게 반영됐는지 알 수 없어 정확한 판단은 어렵다"면서도 "비용부담이 늘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석유·화학업계도 비슷한 처지다.

LG화학 관계자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전 국가적 온실가스 감축노력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전제하면서 "다만 산업별 특성을 감안해 각 시나리오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충분히 이뤄져 기업들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건실한 성장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정부 목표가 국가 전체적인 목표이며, 아직 산업계의 감축 목표 및 분야별 감축목표가 확정되지 않아 아직 영향 등을 말하기가 어렵다"면서 "다만 어떤 시나리오로 결정되더라도 기업입장에서는 규제이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온실가스 문제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시멘트업계도 이번에 제시된 정부의 감축안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생산에는 대량의 에너지가 소비되는 만큼 현재 기준으로 감축안을 충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폐열 발전소와 같은 대규모 설비 투자를 하기는 힘들어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획일적인 감축 목표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에너지다소비 제조업 중심의 국내 산업 특성상 온실가스 배출 총량 규제는 해당 산업에 대한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면서 "이러한 특성이 충분히 반영된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구체화되면서 기업들도 투자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녹색기업으로의 탈바꿈을 선언하고 향후 5년간 5조4000억원을 환경 부문에 투입하기로 발표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친환경 제품 연구개발에 3조1000억원,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고효율 설비 도입 등을 통한 녹색사업장을 구축하는 데 2조3000억원 등 5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현대·기아자동차는 7월 친환경차 개발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2013년까지 4조1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이브리드 차량과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 개발에 2조2000억원, 고효율 엔진과 변속기, 경량화 소재 등을 만드는 데 1조4000억원,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데 5000억원을 쏟아붓는다는 계획이다.

LG화학도 ▲이산화탄소 저발생 생산체제 구축 ▲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 청정개발체제) 활용 및 배출권 거래 연구 ▲에너지 저소비 제품 개발 등 3가지 중장기 전략을 추진하면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SK에너지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신재생에너지 개발 ▲관련 업계와의 협력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 저감 활동을 진행 중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기후 온난화 등으로 온실가스 감축이 국제적 이슈가 된 가운데, 이산화탄소 저감 활동 및 이를 활용한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시멘트업계도 오는 2015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 줄이기 위한 노력을 벌이고 있다.

이를 위해 동양시멘트는 강원도 삼척공장에 폐열 발전소를 세워 지난해 9월 온실가스 배출 감축사업장으로 에너지관리공단의 인증을 받았고, 라파즈 한라는 2010년까지 시멘트 t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90년 기준으로 20%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워 지난해까지 18.3%를 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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