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후] 英ㆍ인도 의사가 파업하는 까닭

입력 2024-02-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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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 국제경제부 부장

최저임금 10파운드 英…15파운드 인상 시위
인도 의사들 “숙소서 쥐 나와” “천장에 비 새”
韓 의사단체 집단행동에 외신 “이해 안 돼”

영국 최저임금은 시간당 10파운드(약 1만6900원)쯤 됩니다. 최근에 많이 오르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여기에서 불거졌습니다. 주니어 닥터, 즉 수련 의사의 시간당 임금이 15파운드에 불과했던 것이지요.

결국 올해 초, 이들이 병원을 벗어나 파업에 나섰는데요. ‘시간당 15파운드는 불공정하다(£15 / Hour is not a Fair Wage)’는 손팻말을 들고 시위에 나섰습니다.

요구안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하루 8시간 기준, 우리 돈으로 하루 17만 원을 넘어 20만 원을 받고 싶다는 것이지요. 영국의 살인적 물가와 교통비ㆍ인건비 등을 따져보고, 여기에 의사라는 사회적 가치를 고려하면 결코 무리한 요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절, 우리 정부는 의사를 파견하면서 하루 95만 원이나 지급했거든요.

작년 말에는 인도 의사 8000여 명이 파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파업의 원인과 배경은 사뭇 달랐습니다.

“여자 의사 숙소에는 쥐가 나온다.” “한 방에서 의사 4~5명이 함께 생활한다.” “비가 오면 숙소 천장에서 빗물이 샌다.” “주거환경을 개선해 달라.” 이들이 파업한 이유입니다.

인도 최대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왓츠앱에는 “숙소에 쥐만 없어도 살 수 있다”라는 한 여(女)의사의 절박감이 담겨있었습니다. 그녀가 올린 사진 속에는 역시 억울하다는 표정의 생쥐 한 마리가 카메라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다른 곳도 아니고 위생과 감염에 있어서 누구보다 철저해야 할 의료기관 종사자들이 생쥐와 함께 산다는 것 자체가 우리 관점에서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대부분이 의료분야를 공공의 영역에 두고 있습니다. 의사 대부분이 공직자인 셈입니다.

눈을 돌려 우리나라로 돌아왔습니다. 의과대학 정원 문제로 정부와 의사단체(의료계가 아닙니다)가 맞서고 있습니다.

외신조차도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의사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외신마저 이렇게 바라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무언가를 주장하려면 명분과 당위성을 먼저 앞세우고, 그에 따른 근거와 객관성을 뒷받침해야 합니다. 그러나 정무감각이 떨어지는 이들 단체는 수많은 설득과 반박에 대응조차 못합니다. 그냥 목소리만 키우고 있습니다.

그뿐인가요. 정부와 의사단체가 맞서는 사이, 곳곳에서 조용히 욕심을 채우는 곳도 가득합니다.

정부는 환자를 볼모로 잡고 의사단체를 탓합니다. 점진적인 의대정원 증가 또는 의료수가 조정 등 양측이 절충점을 만들어낼 의향은 없어 보입니다. 대통령부터 “협상이나 타협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을 박았으니까요.

의대도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는 데 이유가 있습니다. 학생이 늘어나면 수익이 커질 테니 결과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심 정부가 이겨주기를 바라고 있을 겁니다. 종합병원도 마찬가지인데요. 값싸게 쓸 수 있는 젊은 의사가 늘어난다니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지요.

총선을 앞둔 정치권은 또 어떤가요. “내가 의대를 유치할 수 있다”라며 근거가 부족한 공약을 내보이는 예비후보도 있습니다.

이를 바라보는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진료실을 떠난 의사들을 다그치고 병원으로 돌아오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들 대형병원을 대신해 공공병원이 진료를 늘렸지만 찾지 않고 있는 게 문제이지요.

jun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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