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인기 여왕 마르그레테 2세, 52년 만에 깜짝 퇴위 발표

입력 2024-01-01 15:47 수정 2024-01-0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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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현존 최장 군주·560년 만의 첫 덴마크 여왕
이유는 건강 악화…프레데릭 왕세자, 14일 왕위 계승 예정
날카로운 재치와 예술적 행보로 왕실 인기 지탱

▲덴마크의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이 31일(현지시간) 코펜하겐의 아말리엔보르궁에서 신년사를 하던 도중 갑작스럽게 퇴위를 발표하고 있다. 그는 재임한 지 만 52년이 되는 이달 14일 아들 프레데릭 왕세자에게 왕위를 물려줄 예정이다. 코펜하겐/EPA연합뉴스
▲덴마크의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이 31일(현지시간) 코펜하겐의 아말리엔보르궁에서 신년사를 하던 도중 갑작스럽게 퇴위를 발표하고 있다. 그는 재임한 지 만 52년이 되는 이달 14일 아들 프레데릭 왕세자에게 왕위를 물려줄 예정이다. 코펜하겐/EPA연합뉴스

세계에서 현존하는 군주 중에 가장 오래 재위한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83)이 52년 만에 퇴위를 선언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은 31일(현지시간) 밤 TV방송으로 생중계된 신년사에서 건강 악화를 이유로 재위 52주년 기념일인 이달 14일 퇴위하고 왕위를 큰아들인 프레데릭 왕세자(55)에게 넘기겠다고 발표했다.

여왕은 그동안 사망할 때까지 왕위에 머물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이날 전격 퇴위 발표에 덴마크 국민은 깜짝 놀랐다. 마르그레테 2세는 “지금이 퇴위에 적기라고 결정했다”면서 “시간이 흐르고 질병이 늘어나면 더는 예전처럼 대처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고 필립공, 고 헨리크 왕자. AP뉴시스
▲왼쪽부터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고 필립공, 고 헨리크 왕자. AP뉴시스

지난해 덴마크 왕정 1200년 역사상 가장 오래 통치한 군주 등극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은 1940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태어나 1972년 1월 14일 부친 프레데릭 9세가 서거한 후 왕위에 올랐다. 가까운 친구이자 먼 사촌이었던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2022년 별세한 후, 마르그레테 여왕은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 통치한 군주가 됐다. 또 지난해 덴마크 왕정 1200년 역사상 가장 오래 통치한 통치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또 마르그레테 1세 여왕 이후 560년 만의 첫 덴마크 여왕이기도 했다.

또 브루나이의 술탄인 하사날 볼키아는 마르그레테보다 더 오랫동안 통치자 직함을 가지고 있었지만, 브루나이는 1984년에야 독립했다.

유럽의 다른 왕실이 매일같이 스캔들에 휩싸인 것과 달리 여왕은 날카로운 재치와 예술적 능력으로 반세기 동안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군주제를 잘 지탱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덴마크의 마르그레테 2세 여왕. AFP연합뉴스
▲덴마크의 마르그레테 2세 여왕. AFP연합뉴스

여왕의 인기 비결 예술적 재능ㆍ외국어 능통

여왕은 덴마크 왕실을 현대화하고 그 인기를 회복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덴마크 TV2 방송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8%는 “50년 뒤에도 군주제가 유지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2015년의 67%에서 높아진 것이다.

인기 중 상당 부분은 여왕의 재능과 예술적 행보와 관련이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설명했다. 마르그레테 2세는 예술과 고고학에 관심이 많으며 독일어, 영어, 프랑스어, 스웨덴어에 능통하다. 그림, 책 삽화, 연극 의상 디자인 등 예술가로서도 활발히 활동해 여왕의 작품은 도쿄에서 워싱턴에 이르기까지 50개 이상의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1981년에는 가명으로 활동하며 프랑스 철학자이자 페미니스트인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저서 ‘모든 인간은 필멸자(All Men Are Mortal)’를 덴마크어로 번역했다. 예술가로서의 활동과 왕실의 의무 사이에서 균형을 맞췄다고 여겨진다.

▲왼쪽부터 덴마크의 메리 왕세자비와 프레데릭 왕세자. AFP연합뉴스
▲왼쪽부터 덴마크의 메리 왕세자비와 프레데릭 왕세자. AFP연합뉴스

왕 호칭 원한 부군 헨리크 왕자 때문에 골머리 앓기도

아쉬운 대목도 거론된다. 여왕이지만, 성평등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을 거부했고, 이는 덴마크 일부 여성 인권 단체에 실망을 안겨줬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또 여왕은 유럽 전역의 다른 왕족들을 괴롭혔던 타블로이드 신문의 논란을 대부분 피했지만, 다른 왕실 멤버는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특히 여왕의 부군인 헨리크 왕자는 결혼 생활 마지막 몇 년 동안 자신의 역할에 대해 거듭 불평하고 ‘왕’이라는 칭호를 받았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왕실을 뒤흔들었다.

2017년 헨리크 왕자는 “여왕 옆에 묻히고 싶지 않다”고 말했고, 그해 말 왕실은 “왕자가 치매를 앓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가 2018년 사망했을 때 화장됐고, 유골 일부는 코펜하겐 근처의 왕궁 정원에 안치됐다. 나머지는 그의 뜻에 따라 덴마크 해역에 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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