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생태계 리포트上] '크립토윈터 18개월'…더 굳건해진 대형 거래소 아성

입력 2023-12-05 05:00 수정 2023-12-05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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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업비트…이용자, 상위 거래소 집중
업비트 국내 독주 넘어…글로벌 2위 점유율
강한 플랫폼 ‘락인 효과’…수수료 무료 시들
FTX 사태 이후 주목받았던 DEX도 힘 못 써

가상자산 시장이 침체한 지난 1년 6개월 동안, 글로벌 상위 거래소는 굳건했다. 바이낸스는 연이은 법률 리스크에도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했으며, 국내에서는 업비트가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가상자산 분석 기업 코인게코에 따르면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 △바이낸스의 점유율은 43.9% △업비트 11.5% △HTX 7.8% △코인베이스 6.8% △바이비트 6.7% △OKX 6%로 나타났다.

올해 초 70%까지 치솟았던 바이낸스 거래 점유율은 규제 여파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시장에서 절반 가까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업비트는 글로벌 2위인 한편, 국내에서 80%대 점유율로 시장을 고착화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시장 침체로 거래량이 적고 안전성이 떨어질수록, 이용자들이 거래가 활발하고 안정적인 거래소를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FTX 파산 및 하루인베스트·델리오 사태 등 사업자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사건이 되풀이되면서 크고 안전한 거래소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다. 그만큼 한국 이용자들이 가상자산을 많이 거래한다는 이야기도 된다.

국내 시장에서 업비트의 독주 요인은 복합적이다. 먼저 업비트는 2017년 출시할 때부터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네이티브 앱을 도입했다. 편리한 UI/UX로 소비자를 끌어모았다. 2020년 중반까지만 해도 업비트-빗썸 양강 구도 아래, 하위거래소도 일정 파이를 가져갔지만, 업비트가 낮은 거래 수수료(0.05%)를 바탕으로 인터넷 은행인 케이뱅크와 원화계좌 계약을 맺으면서 빠르게 신규 고객을 늘려나갔다. 당시 시장이 활황을 보이며 가상자산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

지난해 5월 테라-루나 사태 이후 이용자들의 업비트 집중이 심화했다. 시장이 얼어붙을수록 이용자들은 더 큰 거래소로 몰렸다. 올해 하반기부터 위기감을 느낀 빗썸을 필두로 코빗·고팍스는 거래 수수료 무료화를 선언했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에도 플랫폼의 자물쇠(Lock-in) 효과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이다. 다른 거래소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새롭게 원화 계좌를 개설하고, KYC(고객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용자로서 번거로운 게 사실이다.

디스프레드 리서치팀은 “이용자들이 거래소를 선택할 때 거래 가능한 가상자산 프로젝트와 은행 계좌, 유동성, 편의성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소비자들의 선택 당락을 가르지는 않는다”며 “수수료 면제 정책의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고 빗썸의 시장 점유율은 다시 하락세를 보이며 정책 시행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러한 자물쇠 효과는 글로벌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바이낸스가 벌금 5조5000억 원을 내고 미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등 부침이 계속되어도, 여전히 이용자들은 바이낸스에서 거래를 한다.

디스프레드 리서치팀은 “바이낸스가 그동안 편의성 등과 같은 운영을 잘해온 것도 있지만, 초기 선점 효과를 누린 것을 무시하기 쉽지 않다. 후발주자들이 바이낸스를 앞서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과 출혈경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투자회사 번스타인은 지난달 29일 보고서를 통해 “바이낸스는 벌금 소식 이후 10억 달러 미만의 소소한 유출은 있었지만, 고객의 큰 패닉은 없었다”면서 “바이낸스는 여전히 670억 달러의 고객 자금을 관리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지배적인 거래소로 남아있다. 평판 위기 속에서도 바이낸스는 여전히 강했다”고 평가했다.

FTX 파산 이후 한때 업계에서는 DEX(탈중앙화 거래소)로 이용자들이 몰릴 거라 예상했지만, 이용자는 다시 중앙화거래소로 향했다. 탈중앙화금융(Defi) 플랫폼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월간 DEX 거래량은 9월 443억 달러로 연중 최저치를 찍었다. 10월 미니 불장이 오면서 559억 달러로 소폭 회복했다. 같은 기간 더블록에 따르면 CEX의 거래량은 9월 5164억 3000만 달러, 10월 8264억 4400만 달러였다.

코빗 김민승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각국의 법과 제도가 더 갖추어지면서 규제를 준수하는 거래소들이 더 힘을 받으리라 예상한다”면서 “코인베이스가 좋은 예이고, 개리 겐슬러가 규제를 준수한다는 조건 하에 FTX의 리부팅을 언급한 것도 참고할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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