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조 시장 잡아라”…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뛰어드는 기업들

입력 2023-08-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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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3사 배터리 재활용 사업 확대
LG엔솔, 中 화유코발트와 JV 설립
삼성SDI, 스크랩 재활용 체계 구축
SK이노베이션, 성일하이텍과 맞손
현대차ㆍ포스코 등도 잇따라 뛰어들어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기업들이 잇따라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2040년 글로벌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가 약 26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지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를 비롯해 현대차그룹과 포스코 등 대기업들이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중국 1위 코발트 생산업체 화유코발트와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JV)을 설립했다. 중국 내 최초의 한ㆍ중 합작 배터리 리사이클 기업이다. 합작법인은 중국 장쑤성 난징시, 저장성 취저우시에 각각 스크랩을 처리하고 폐배터리를 가공하는 전(前)처리 공장, 재활용 메탈을 처리하는 후(後)처리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삼성SDI는 천안과 울산 공장에 배터리 재활용 체계를 구축했다. 배터리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인 스크랩을 재활용 전문 업체가 수거한 뒤 니켈, 코발트와 등 광물 원자재를 추출한다. 이를 배터리 소재 파트너사로 보내 삼성SDI에 공급되는 원부자재 제조 공정에 재투입한다. 지난해엔 말레이시아와 헝가리 공장에도 재활용 체계를 구축했다. 향후 중국과 미국 공장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7일 중국 저장성에 있는 화유코발트 본사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중국 화유코발트의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JV) 설립 계약 체결식이 열렸다.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7일 중국 저장성에 있는 화유코발트 본사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중국 화유코발트의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JV) 설립 계약 체결식이 열렸다.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2월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인 성일하이텍과 폐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2025년 가동을 목표로 폐배터리에 포함된 리튬ㆍ니켈ㆍ코발트ㆍ망간 등을 회수하는 상업 공장을 국내에 건설할 계획이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뛰어드는 건 △원재료 조달 △환경 규제 충족 △신성장 동력 확보 등의 차원으로 풀이된다.

폐배터리는 '도시광산'으로 불릴 만큼 핵심 금속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용 후 배터리에서 리튬, 니켈, 코발트 등 소재를 추출해 새 배터리 제조에 다시 활용할 수 있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폐배터리 발생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전 세계서 폐차되는 전기차가 지난해 16만 대에서 2040년 4227만대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배터리 업계가 폐배터리를 주요 원재료 조달 수단으로 보고 관련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다.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환경규제를 충족하기 위한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유럽연합(EU)은 6월 배터리 생산에 재활용 원료를 반드시 사용하도록 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지속가능한 배터리법’을 승인했다. 이르면 2031년부터 역내에서 새로운 배터리 생산 시 리튬, 코발트, 니켈 등 핵심 원자재에 대한 재활용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무엇보다도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의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점이 기업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폐배터리가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SNE리서치는 배터리 재활용으로 2040년 600만 톤 이상의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의 금속이 채굴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2089억 달러(약 264조 원)에 이른다.

▲지난달 7일 전라남도 율촌산업단지에서 열린 포스코HY클린메탈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 준공식에서 참석자들이 스위칭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홀딩스)
▲지난달 7일 전라남도 율촌산업단지에서 열린 포스코HY클린메탈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 준공식에서 참석자들이 스위칭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홀딩스)

이에 배터리 업계뿐만 아니라 완성차와 에너지 업계에서도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글로비스, 현대모비스 등 그룹사와 함께 폐배터리 재활용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를 통해 폐차장과 딜러로부터 폐배터리를 조달하고, 현대모비스가 이를 재제조해 교체용 배터리 등으로 활용하는 것이 골자다. OCI, 한화큐셀 등과 손잡고 전기차 폐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활용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2021년 화유코발트와 리사이클링 전문회사인 ‘포스코HY클린메탈’을 설립하고 전남 율촌 산업단지에 이차전지 재활용 공장을 준공했다. 공장에서는 연간 블랙파우더 1만2000톤을 처리해 니켈 2500톤, 코발트 800톤, 탄산리튬 2500톤 등 이차전지 소재의 원료가 되는 금속 자원을 회수할 수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와 ESS 등에 들어간 배터리가 수명이 다하면 폐기물로 쏟아져 나올 텐데 거기서 원재료를 추출하면 80~90%를 다시 활용할 수 있다”며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는 단계에서 여러 사업 기회들이 열려 있을 것으로 보고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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