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발성폐섬유증 신약 개발 본격화…시장 규모만 7조 훌쩍 넘어

입력 2023-06-27 05:00 수정 2023-06-2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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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한미약품·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도전

▲대웅제약 연구원들이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이다.  (사진제공=대웅제약)
▲대웅제약 연구원들이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이다. (사진제공=대웅제약)

국내 제약사들이 인구 10만 명당 13명 빈도로 발생하는 특발성폐섬유증의 신약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특발성폐섬유증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인해 과도하게 생성된 섬유 조직으로 폐가 서서히 굳어지면서 기능을 상실하게 하는 난치병이다. 평균 생존율이 진단 후 3~5년 정도로 알려질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은 질병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기존 치료제들이 섬유화 진행을 늦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부작용도 심해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필요한 상황에 다수의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에 도전 중이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26일 특발성폐섬유증 치료 후보물질 ‘베르시포로신’의 유효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베르시포로신은 콜라겐 합성을 촉진하는 PARS1(Prolyl-tRNA Synthetase1) 효소의 활성을 억제해 치료효과를 나타낸다. PARS1 효소는 생명 유지에 필수적이라 활성을 과도하게 억제할 경우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웅제약은 치료효과는 있으면서 환자에게 안전한 수준으로 PARS1 효소 활성을 억제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대웅제약은 김성훈 연세대 교수와 황광연 고려대 교수 연구팀의 공동연구를 통해 베르시포로신이 한 쌍의 PARS1 효소에 비대칭적으로 결합함으로써, 과도한 활성 억제를 일으키지 않아 약효를 나타내면서 약물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음을 규명했다. 해당 내용은 국제 SCIE 논문인 ‘유럽분자생물학회 분자의학(European Molecular Biology Organization Molecular Medicine)’에 등재했다.

베르시포로신은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희귀의약품 지정에 이어 FDA 패스트트랙 품목으로 지정됐다. 또 국가신약개발산업단의 국가신약개발사업 지원과제로 선정돼 임상 시험 진행을 위한 연구비를 지원받고 있다. 올해 2월에 다국적 임상 2상을 본격화했으며 2024년까지 환자 투약을 완료하고 결과를 확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각 사 CI (사진제공=대웅제약·한미약품·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각 사 CI (사진제공=대웅제약·한미약품·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한미약품은 지난달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랩스 트리플 아고니스트(LAPSTriple Agonist)’가 특발성폐섬유증 치료제로 개발할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미국 흉부학회 국제 컨퍼런스에서 발표했다. 미국 FDA와 유럽 의약품청(EMA)는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를 △특발성폐섬유증을 적응증으로 하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한 바 있다.

한미약품은 특발성폐섬유증 모델에서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의 효력을 평가한 결과, 반복 투약시 혈중 산소포화도가 증가하고 섬유화 지표들이 유의하게 개선된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섬유화 진행 억제 및 폐 기능 개선을 통해 동물모델에서 질병 진행에 따른 사망률을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특발성폐섬유증 신약 후보물질 ‘BBT-877’의 임상 2상을 올해 4월 호주에서 시작했다. BBT-877은 경구용 오토택신 저해제로, 섬유화 질환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규 표적 단백질 ‘오토택신’을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오토택신은 혈중에서 ‘리소포스파티딜 콜린(LPC)’을 ‘리소포스파티드산(LPA)’으로 전환하며 LPA는 세포 내 수용체와 결합해 경화증, 종양의 형성 및 전이 등 다양한 생리적 활성을 유도한다. BBT-877은 이러한 LPA의 생산을 줄여 염증 및 섬유화를 막는 효과를 나타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BBT-877은 2019년 베링거인겔하임에 총 규모 1조5000억 원에 기술이전된 바 있다. 하지만, 2020년 잠재적인 독성 문제를 이유로 다시 반환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해 7월 자체 개발 전략으로 선회했고, 미국 FDA로부터 임상 2상 진행 허가를 받았다. 올해 하반기에 임상 2상 중간결과 발표가 목표다. 기존에 달성한 1조5000억 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상회하는 규모로 파트너사를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특발성폐섬유증의 치료제로는 로슈의 ‘에스브리에트’와 베링거인겔하임의 ‘오페브’가 있지만, 질환의 진행을 늦춰주는 역할에 그친다. ‘오페브가 2025년 1월에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대웅제약, 현대약품 등에서 제네릭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리서치앤마켓(Research And Markets)에 따르면 특발성폐섬유증 치료제 시장은 매년 7%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2030년 61억 달러(7조9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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