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갭투자…부동산 시장 한파에 자취 감췄다

입력 2022-09-04 16:00 수정 2022-09-0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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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평택·경남 김해·충남 아산
갭투자 비중 상위권 지방도시들
올초 20% 안팎서 한자릿수로 뚝
전셋값 하락에 '역전세난' 우려도
"당분간 갭투자 감소세 계속될 것"

▲서울 강남구 아셈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조현호 기자 hyunho@)
▲서울 강남구 아셈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조현호 기자 hyunho@)

전국 아파트 갭투자 열기가 꺾였다.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경기 침체 악화 영향으로 집값 상승 기대감이 시들자 갭투자자들이 일제히 발을 뺀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갭투자 비율이 전체 거래의 20% 안팎까지 치솟았던 주요 지역들은 지난달 5%까지 주저앉았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 물건이 수요보다 많은 ‘역전세난’까지 확산하는 만큼 장기간 갭투자 열기가 되살아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4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갭투자가 늘어난 전국 상위 5개 도시의 지난달 갭투자 비율은 모두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올해 초 평균 20%에 육박했지만, 최근 갭투자 급감으로 갭투자 비중이 쪼그라든 것이다.

이 기간 아파트 매매 중 갭투자 비중 1위를 차지한 경기 평택시의 지난달 갭투자 비율은 5%(11건)로 집계됐다. 1월 21%(88건)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반의 반 토막 수준으로 줄었다. 평택 갭투자 비율은 3월 25%(164건)를 기록한 뒤 4월부터 6월까지 23%(176건)→17%(111건)→15%(74건)까지 완만히 하락했다. 하지만 7월에는 6%(23건)로 10%포인트(p) 가까이 급락했고, 지난달에도 7월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전국 2위를 기록한 경남 김해시 역시 평택과 같은 갭투자 비중 하락 궤적을 그렸다. 김해시 갭투자 비율은 1월 19%(111건)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지속해서 줄었다. 지난달에는 전체 247건 거래 중 단 1%(4건)만 갭투자 매매로 나타났다. 전국 갭투자 비율 5위를 차지한 충남 아산시 역시 1월 14%(61건)에서 지난달 2%(6건)로 급감했다.

갭투자는 보통 집값 상승기에 시세차익을 거두기 위해 전셋값과 매매가격의 차이가 적은 아파트나 빌라를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투자를 뜻한다. 집값이 오르는 시기에는 집값이 상승하면 매도해 차익을 얻을 수 있지만, 집값 하락 시 전세 보증금보다 매매가격이 낮아질 수 있는 위험도 있다.

전국 갭투자 상위 지역은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매매가격이 전셋값보다 저렴한 ‘마이너스 갭투자’가 성행한 곳이다. 아파트값 상승세가 꺾이면서 집값은 하락했지만, 전세 수요는 지속하면서 비규제‧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갭투자가 줄을 이었다.

이후 시장이 침체하고 기준금리도 네 차례 연속 오르면서 갭투자자들은 투자 위험이 커지자 아예 발길을 끊었다. 매월 부담하는 이자보다 집값 상승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면, 갭투자를 통해 집을 사들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한 갭투자자는 부동산 커뮤니티에 “지방 갭투자자 가운데 지금 수익을 내는 사람이 있긴 할지 의문”이라며 “갭투자 할 돈으로 월세 받는 오피스텔에 투자하는 것이 수익률로 따지면 훨씬 나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여기에 집값 하락 영향으로 전세 시세가 계약 당시보다 하락해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는 것이 어려워지는 ‘역전세난’이 확산하는 것도 갭투자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1일 발표한 8월 다섯째 주(29일 기준)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15% 하락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 하락은 28주째 계속되고 있다. 수도권 전셋값도 지난달 29일 기준 0.20% 떨어져 전주보다 낙폭을 키웠다. 부동산원 기준 전국 전셋값은 올해 누적 0.76% 하락해 지난해 6.39% 상승 때와 180도 달라진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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