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매도’ 문호개방...신중히 고민해야

입력 2022-04-05 07:15 수정 2022-04-06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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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편입과 공매도 이슈를 보면 몇 년 전 인기를 끌었던 개화기 시대의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이 생각난다.

외국세력은 MSCI 선진국 편입을 위해 국내 증권시장에 ‘공매도’ 문호를 개방하라고 압박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선 의견이 엇갈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당시와 흡사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코스피200, 코스닥150 종목을 대상으로 공매도를 재개한 지 벌써 1년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시장을 잠식하는 원흉이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특히 지난 1월 상장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2위 종목 LG에너지솔루션의 공매도 규모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 10일 코스피200에 특례편입한 LG에너지솔루션의 공매도 잔고금액은 3월 11일 1272억 원으로 24위를 기록했지만 지난 달 30일을 기준으로 5669억 원까지 증가했다. 약 4.5배 증가다.

사실 공매도는 LG에너지솔루션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체 공매도 규모의 선행지표라고 볼 수 있는 대차잔액 구모는 현재 72조2960억 원으로 연초 대비 6.65%(4조5110억 원) 증가했다.

최근들어 차기정권에서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해 코스피200, 코스닥150 종목에 한정된 공매도 부분 허용을 전면 허용할 것이란 전망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공매도 관련 법망 및 규제는 여전히 개인 투자자에게 불리한 상황이다. 개인투자자는 외국인, 기관과 다르게 여전히 상환 제한 기간이 90일로 묶여 있고, 공매도 허용 범위에 들어온 종목에 대해선 잔고 규모에 대한 규제가 따로 없다. 개인투자자 담보비율(140%)을 외국과 기관(105%) 수준에 맞춰 조정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도 핵심 쟁점이다.

그렇다고 증권사들이 각 기업을 분석하는 리포트에 공매도 영향에 따른 주가 변동 가능성을 상세히 분석해주는 상황도 아니다. 최근 금리인상기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맞물리며 증시가 요동치고 있는 시기에 공매도 규제가 풀렸을 때 개인투자자의 손해 확대는 불보듯 뻔하다.

반면 쇄국정책을 고집했던 흥선 대원군처럼 국내시장 보호를 명분으로 엄격한 규제와 잣대만 내세운다면 외국인들에게 ‘꽉 막힌 시장’으로 인식될 수 있고 MSCI 선진국 지수로 도약할 시기를 놓칠 수 있다. 건전한 공매도 투자가 기업의 책임 경영을 뒷받침한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MSCI 신흥국지수에서 선진국지수로 도약하는 건 국내 자본시장의 성장을 위해 중요한 이슈가 맞다.

물론 외국인과 기관, 개인투자자가 모두 납득할 수 있는 균형을 제시한다는 건 매우 어려운 과제다. 그러나 국내 시장의 공매도 문호 개방이 숙명과 같은 과제라면, 금융당국은 형평성에 맞는 장치와 대안책들을 함께 제시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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