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선거랑 산불이 무슨 상관?… “이런 징크스가...”

입력 2022-03-0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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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진군 북면 산불 발생 사흘째인 6일 수시로 바뀌는 풍향과 강풍 및 연무로 산불이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금강소나무숲 인근까지 번지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울진군 북면 산불 발생 사흘째인 6일 수시로 바뀌는 풍향과 강풍 및 연무로 산불이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금강소나무숲 인근까지 번지고 있다. (연합뉴스)

강릉 옥계에서 시작돼 동해로 번진 강릉-동해 산불이 나흘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좀처럼 주불 진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번 산불로 강릉시 옥계면 주민 1명이 사망한 것을 제외하면, 인명피해가 크지 않다는 점이죠.

하지만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주민들의 심정은 이루 헤아릴 수 없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산불로 발생한 피해면적은 2000년 동해안 산불 이후 가장 크다고 합니다. 아직 주불이 진화되지 않아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이같은 대형 산불이 일어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단 이례적인 겨울 가뭄 때문이라고 합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3개월 강수량은 기상청 관측 이래 가장 적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환경적인 이유말고 이번 산불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일종의 속설로 볼 수도 있는데요. ‘선거 있는 짝수 해에 대형산불이 발생한다’는 징크스가 이번에도 들어맞았다는 것입니다.

산불 피해면적, 여의도 면적 15배…피해 더 커질 수 있어

지난 4일 발생한 산불로 인한 피해면적은 강릉·동해 4000㏊, 삼척 400㏊, 영월 80㏊로 집계됐습니다. 이를 모두 합하면 여의도 면적(290㏊·윤중로 제방 안쪽 면적) 15배가 넘고 축구장 면적(0.714㏊)으로 따지면 6274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는 역대 두 번째 규모라고 하는데요. 산림청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관련 통계가 있는 1986년 이후 피해면적 기준으로 가장 규모가 컸던 산불은 2000년 강원도 삼척 등 5개 지역을 거쳐 발생한 산불이었습니다.

일명 ‘동해안 산불’로 불리는 이 산불은 그해 4월7일 오전 10시4분에 발생해 15일 오전 9시4분까지 191시간이나 이어졌습니다.

이로 인해 피해 면적은 2만3794ha에 달했습니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82배, 축구장 면적(0.714㏊)으로 치면 3만3325개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또 지난 1996년 4월23~25일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3번째 규모로, 당시 3762ha의 피해를 봤습니다.

3번째로 규모가 컸지만 이번 산불과는 피해 면적에 피해면 피해 규모는 크지 않았습니다.

▲울진·삼척산불 사흘째인 6일, 경북 울진군 북면 일대 산림에 불길이 지나간 곳들이 검게 변한 모습을 보인다. 연합뉴스
▲울진·삼척산불 사흘째인 6일, 경북 울진군 북면 일대 산림에 불길이 지나간 곳들이 검게 변한 모습을 보인다. 연합뉴스

'선거 있는 짝수 해'마다 대형산불 징크스

그런데 이 산불의 공통점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산불이 일어난 해가 모두 짝수라는 점인데요. 그것 말고도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산불이 발생한 해에 선거가 치러졌다는 점입니다.

먼저 1996년에는 제15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졌습니다. 2000년에는 제16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죠. 올해는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있습니다.

너무 억지라고요? 이뿐 만이 아닙니다. 제2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던 1998년에는 강릉과 동해에서 산불이 나 각 301㏊와 256㏊를 태웠습니다.

제17대 국회의원 선거가 시행됐던 2004년에는 속초 청대산(180㏊)과 강릉 옥계(430㏊)에서 산불이 났다. 제7회 지방선거가 있던 2018년 2월과 3월 삼척과 고성에서는 각 161㏊와 356㏊의 산림이 사라졌다.

그렇다면 진짜 산불과 선거와의 관련성이 있을까요? 사실 명확하게 규명된 것은 없습니다. 다만 주요 관심이 선거로 쏠리면서 지자체 등의 산불 대응 태세가 상대적으로 느슨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됩니다.

이에 산림청과 강원도에서는 올해 산불 예방을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올해도 산불이 나기는 했지만요.

▲산불 사흘째인 6일 경북 울진군의 한 마을이 화마로 잿더미로 변해 있다. (뉴시스)
▲산불 사흘째인 6일 경북 울진군의 한 마을이 화마로 잿더미로 변해 있다. (뉴시스)

적은 강수량과 강풍 등 산불 규모 키워

징크스 말고 진짜 이번 산불이 커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올 겨울 강수량이 극히 적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기상청이 7일 발표한 ‘2021년 겨울철 기후 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 겨울철(2021년 12월∼2022년 2월) 전국 강수량은 13.3㎜로 1973년 이래 가장 적었습니다. 이는 평년(1991∼2020년 30년 평균) 강수량 89.0㎜보다 75.7㎜가 적은 것으로, 평년 대비율은 14.7%에 불과합니다.

지난 3개월 동안 전국 평균 일강수량이 가장 많았던 날은 2월26일로 1.2㎜에 그쳤습니다. 또 강수일수도 11.7일로 평년(19.5일)보다 7.8일이 적어 역대 최소를 기록했죠.

특히 이번 산불이 집중됐던 경북 지역의 경우에도 겨우내 1㎜의 비도 오지 않은 지역이 다수였습니다.

또 종잡을 수 없는 강풍의 방향도 화재를 키웠습니다. 산불 발생 첫날 건조경보 속에 순간 초속 25m가 넘는 강한 바람이 서남서쪽에서 불면서 산불이 동해안 쪽으로 급속히 번졌습니다. 이튿날에는 바람이 남쪽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무서운 기세로 치고 내려왔고 불길은 삼척을 거쳐 다시 울진 쪽으로 남하해 울진군청 등 지역 주요 기관이 있는 울진읍까지 진출했다고 합니다.

여기에 이들 지역에 자리잡은 나무들 대부분 수분이 적어 불에 쉽게 타는 침엽수과 소나무로 이뤄졌는 점도 악재였다는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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