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쌓이고 거래 뜸하지만…“집값 하락은 시기상조”

입력 2021-10-2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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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 꺾이며 가격 상승 둔화
'집값 하락 반전하나' 전망에
"대출 규제·금리 인상 영향
숨고르기 장세" 분석 잇따라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서울 관악구 봉천동 관악푸르지오 아파트 주변에서 영업하는 부동산 공인중개소들은 요즘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전통적으로 주택 매매가 활발한 가을 이사철이지만 매수세가 아예 사라져 버려 거래 자체가 뚝 끊겼기 때문이다. 봉천동 한 공인중개사는 “매물은 많은 데 거래는 고사하고 문의 전화도 없어 월세조차 못낼 판”이라고 말했다.

서울·수도권 아파트 거래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매물은 쌓여가는데 매수세가 끊겨 '거래 절벽'이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25일 기준 관악푸르지오 매매 물건은 총 57건으로 한 달 전(28건)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매물이 쌓이자 호가도 약세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59㎡형 매도 호가는 평균 8억9000만 원이다. 신고가 거래금액인 9억3800만 원(7월)보다 약 5000만 원 낮은 수준이다. 직전 실거래가 9억900만 원(9월)보다 1900만 원 싸다.

인근 R공인중개 관계자는 “집은 사고 싶은데 시장 분위기가 너무 안 좋아서 못 사겠다는 분들이 많다”며 “일부 집주인들은 호가를 2000만 원씩 낮춰보지만 안 팔리는 건 매한가지”라고 했다.

이처럼 서울·수도권 아파트 거래시장엔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매물은 많지만 거래는 뚝 끊긴 상태다.올해 들어 추석 연휴 직후 때까지 서울·수도권 집값 ‘불장’(불같이 뜨거운 상승장)이 계속됐지만, 가격이 ‘오를 만큼 올랐다’라는 인식 확산과 함께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매수세가 꺾였기 때문이다.

아실 집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총 4만2543건(25일 기준)으로 한 달 전(3만8635건)보다 10.1% 늘었다. 경기지역 역시 한 달 전보다 15.4% 증가한 7만1063건으로 집계됐다.

매물이 늘자 아파트값 상승세도 한풀 꺾였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주(18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은 0.43%로 3주 연속 0.4%대에 그쳤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서울·수도권 아파트값은 매주 0.5% 이상 올랐다. 8월 셋째 주부터는 3주 연속 0.6%씩 튀어 오른 것과 비교하면 0.2%포인트(P) 이상 상승 폭이 줄어든 셈이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인근 G공인중개 관계자는 “4000가구 가까이 되는 대단지인데도 거래가 통 없다”며 “아파트 갈아타기를 위해 내놓는 분들이 신고가보다 호가를 크게 내려서 내놓는 급매물만 간간이 거래된다”고 전했다.

“현시점은 시장 변곡점…대세 하락은 아냐”

매물은 쌓이는데 거래가 급감하자 일각에서는 “집값이 본격 하락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이 둔화됐을 뿐 핵심지 내 아파트값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인데다 주택 실수요도 많아 아파트값 하락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분석도 많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최근 아파트 거래량 감소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긴 어렵다”며 “대출 총량 규제가 풀리기 전까지는 매수세 회복이 힘들고, 또 다음 달 추가 금리 인상 얘기도 나오는 상황이어서 집값이 서서히 하향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꾸준히 줄고 대출 규제 등 유동성 축소와 금리 인상이 동반되면서 주택시장이 변곡점(특정 현상의 방향이 정반대로 바뀌는 지점)에 도달한 것 같다”면서도 “전셋값이 여전히 오르고 있는데다 만성적인 공급량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 집값이 하락하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 역시 “아직 본격적인 하락장으로 접어들었다고 단정 지을 순 없다”며 “여전히 아파트값이 오르는 지역이 더 많고 아파트 수요보다 공급 물량이 부족한 곳이 더 많다”고 했다. 다만 김 소장은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듯이 앞으로 시장에 대한 위험 관리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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