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향하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국내 소재 산업 위축될 수도"

입력 2021-05-22 08: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일본, 배터리 협의체 발족…"한국도 공동 대응 필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0일(현지시각) 델라웨어주 퀸 시어터에서 연설 후 미소 짓고 있다.
 (윌밍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0일(현지시각) 델라웨어주 퀸 시어터에서 연설 후 미소 짓고 있다. (윌밍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올 2월 자국 배터리 공급망을 검토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미국 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다. 배터리 제조사들이 미국으로 향하면 국내 배터리 소재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민지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22일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산업이) 대기업 위주였다가 대기업이 이전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소재 기업들이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김 연구원은 "배터리 제조사들이 초반에는 현재 배터리 물성 등을 고려할 때 아무래도 거래 중인 국내 기업과 연계해 수출이 발생하겠지만, 바이든 정부에서 리튬을 레버리지 삼아 이차전지 사업을 키우겠다고 한다"며 "결과적으로 미국에서도 소재 산업을 활용하라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에서 중장기적으로 소재 산업이 육성됐을 때 LG나 SK 등의 업체가 국내 소재 기업과 거래를 할 것인지, 물류비도 들기 때문에 미국 기업들과 연구ㆍ개발을 통해 공급망을 구축할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산업연구원이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배터리 4대 핵심 소재(양극재ㆍ음극재ㆍ분리막ㆍ전해액) 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미국 기업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이 보고서는 김 연구원과 이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함께 썼다.

보고서는 "미국에 진출한 배터리 기업이 현지 기업과 공급망을 구축하면 동반진출하지 못한 소부장 기업은 미국 시장과 점차 단절되면서 생산과 투자가 동시에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국내 배터리 산업 생태계의 활력을 저하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에 대한 투자 확대는 국내 생산과 투자 감소를 불가피하게 초래하고 미국으로의 수출을 감소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내다봤다.

미국 투자 규모를 적정한 수준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주완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29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문가 좌담회에서 "배터리 소재는 유럽이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상황에서 이를 대신해 미국에 투자를 집행할 때는 수요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며 "미국 내 수요만으로 가동률 유지가 가능한 수준의 투자가 적정해 보인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일 미국 자동차기업 포드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합작법인은 약 6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이 현재 건설 중인 미국 조지아주 1, 2 공장에 투자하는 금액을 합하면 총 9조 원을 직ㆍ간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주 배터리 공장에 5조 원을 투자해 생산 능력을 75GWh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GM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2024년 상반기 안으로 35GWh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2조7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국내 배터리 산업을 지탱하려면 기업 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본은 바이든 대통령 행정명령 이후인 지난달 1일 배터리 기업 간 정보 교류와 협력 강화를 위해 '전지공급망협의회'를 발족했다.

김 연구원은 "LG와 SK가 그동안 겪은 갈등으로 이야기하지 못했지만 이제 합의를 이뤘고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을 기업들도 알기 때문에 분위기만 조성되면 정부가 (공동 대응을) 주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배터리는 소재 위험요인이 크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원소재가 나지 않아서 이를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충전 불편한 전기차…그래도 10명 중 7명 "재구매한다" [데이터클립]
  • "'최강야구'도 이걸로 봐요"…숏폼의 인기, 영원할까? [이슈크래커]
  • 신식 선수핑 기지?…공개된 푸바오 방사장 '충격'
  • 육군 훈련병 사망…완전군장 달리기시킨 중대장 신상 확산
  • 박병호, KT 떠난다 '방출 요구'…곧 웨이버 공시 요청할 듯
  • 북한 “정찰 위성 발사 실패”…일본 한때 대피령·미국 “발사 규탄”
  • 세계 6위 AI국 韓 ‘위태’...日에, 인력‧기반시설‧운영환경 뒤처져
  • 4연승으로 치고 올라온 LG, '뛰는 야구'로 SSG 김광현 맞상대 [프로야구 28일 경기 일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5.2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775,000
    • -0.34%
    • 이더리움
    • 5,403,000
    • -0.37%
    • 비트코인 캐시
    • 653,500
    • -3.83%
    • 리플
    • 735
    • +0.14%
    • 솔라나
    • 234,400
    • +0.82%
    • 에이다
    • 637
    • -0.62%
    • 이오스
    • 1,127
    • -2.68%
    • 트론
    • 155
    • +0%
    • 스텔라루멘
    • 150
    • -1.32%
    • 비트코인에스브이
    • 87,150
    • -1.41%
    • 체인링크
    • 25,250
    • +4.82%
    • 샌드박스
    • 623
    • +0.4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