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성공을 부르는 1% 나눔의 미학

입력 2008-12-29 09:17 수정 2008-12-2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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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전문경제 불황으로 나라 전체가 어수선한 가운데 연말연시 기부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오히려 개인기부가 늘었다고 한다. 얼어붙고 있는 우리 경제와 사회에 온기를 불어넣는 훈훈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어려울수록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배려하고 베푸는 개인들의 인정은 불황일수록 빛이 난다.

#본문

미국의 기업인 워렌 버핏(Warren Edward Buffett)이 사유재산의 85%인 370억 달러의 주신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해 화제가 된 적이 있었지만, 우리나라도 이에 못지않게 '평생 모은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선언한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 아름다운 '기부문화'의 세상이 오고 있음을 예감해 본다.

◆기부, 그 따뜻함을 알까?

올 연말 국민들에게 가장 큰 기쁨을 준 이는 배우 문근영씨(21)였다. 문씨는 지난 6년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8억원 이상을 기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부 천사'라는 칭송을 받았다.

문씨의 선행을 계기로 기부문화도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 17일 '2008년 10대 히트 상품'에 '기부 활동' 선정됐을 정도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어려운 사람에 대해서 만큼은 관심을 갖고 의미 있는 지출을 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거액을 자선단체에 기부한 기업이나 연예인에 대해 호의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이는 외환 위기 당시 '금모으기'와 같이 불황이 심해질수록 어려운 일에 작은 힘을 보태려는 경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몇년 전만해도 "연말이니깐…." "(연예인 또는 기업) 이미지 관리하고 있군." "겨울에만 찾는군. 평소에 좀 잘 하지." 등 악담이 난무했을 것이다. 실제로 문씨의 선행이 알려졌을 때 다음 아고라 등에서는 찬반논란이 지속됐으며, 때아닌 색깔논쟁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기부의 의미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기부의 사전적 의미는 사회를 위한 사업을 위해 자신의 이익이나 대가 없이 돈이나 물건을 내놓는 행위를 뜻한다.

사람들은 의래 '기부'라고 하면 구세군 자선냄비나 돈 많은 사람들의 시혜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기부는 단순하게 '돈을 기탁하는 행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기부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 혼자 삶의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의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내게 돈이 없다면 내가 지닌 재주나 노동으로, 아니면 따뜻한 마음 한 자락으로도 이웃과 나누는 것이 바로 기부다. 이런 나눔을 통해 인간은 보다 고양되고 진보한다.

이제라도 "지금 나도 죽을 맛인데." "이 험한 세상에서 어느 세월에…."을 들먹이지 말자.

◆나눔은 성공전략

기부의 미학은 기업에게도 적용된다. 최근 기부나 나눔의 활동을 기업의 긍정적 이미지로 활용해서 구매력을 높이려는 광고들이 속속 늘어나능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세계적 기업 나이키는 한때 제3세계 하청업체를 착취하고 아동 노동력까지 이용한다는 비난에 휩싸였는데, 이것이 매출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 자신들의 입장을 서둘러 해명하고 여론을 잠재우는 것으로 그 문제를 해결했다.

반대로 매출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독일의 한 중소 의약품 회사는 매출액의 상당액을 암 환자 치유에 기증하기 시작한 이후로 '좋은 기업'이라는 이지미를 안고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 갔다. 그리고 마침내 제약업계 4위 안으로 뛰어올랐다.

이처럼 기부는 성공을 부르는 1%의 나눔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적극적으로 개인이나 기업의 이미지를 향상시켜 자신의 상품가치를 높이고 이를 물질적인 이익으로까지 연결시키는 새로운 차원의 이득이 '기부'인 것이다.

기부가 단순한 자선행위가 아니라 기업이나 개인의 경제활동에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점을 명쾌하게 알려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 소장의 "나눔은 더 큰 이익으로 되돌아오는 부메랑과 같다. 기부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미래의 행복을 약속하는 성공전략"이라는 말이 새삼 가슴 깊이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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