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앞둔 박용만 "규제 샌드박스 성과 거뒀지만 아쉬워…정치 안할 것”

입력 2021-02-2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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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사진제공=대한상의)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사진제공=대한상의)

"샌드박스는 규제 혁신이고, 재임하는 동안 그 성과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다만 큰 물꼬를 바꾸지 못한 점은 아쉽습니다."

내달 퇴임을 앞둔 대한상공회의소 박용만 회장(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이 18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퇴임 기자 간담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샌드박스란 신사업을 시작할 때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 유예해주는 제도다. 박 회장은 대한상의가 내놓은 샌드박스 기업 홍보영상 8개 제작 과정에서 직접 원고를 다듬고 내레이션을 하는 등 제도 홍보에 주력해왔다.

규제 완화를 위해 국회 의원회관 빌딩을 하루종일 걸어 셔츠가 땀에 다 젖었다는 일화도 있다.

박 회장은 "재임하는 동안 '이제는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국회의 문을 열기가 쉽지 않았다"며 "그래서 법과 제도를 우회해 먼저 일을 벌이고, 시장에서 실증을 통해 법과 제도를 바꿀 당위성을 찾자는 것이 샌드박스였고, 실제로 그 생각이 맞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 창업가들에게 이러저러한 이유(규제)로 안 된다는 얘기를 하다 보면 미국, 유럽의 청년들은 듣지 않아도 될 말을 우리 젊은이들은 왜 들어야 하나 싶어서 정말 미안했다. 내가 샌드박스에 더 매달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대한상의에서 20년 만에 중도사퇴 없이 임기를 마치게 됐다.

차기 회장으로 추대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대해선 "4차 산업혁명에 가까운 업종에 있고, 미래 산업에 대해 나보다 잘 대변할 수 있는 식견을 가진 사람"이라고 언급했다.

대기업 영향력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엔 "그동안 내가 중견·중소기업에 집중하느라 소홀했던 대기업의 목소리를 최 회장이 함께 반영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최근 이익공유제 등 기업을 둘러싸고 불거진 '분배' 문제에 대해선 "재정 역할이 최우선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국가가 먼저 재정을 통해 제도적으로 노력하고, 양극화가 줄어드는 것이 보이기 시작하면 민간에서도 자발적으로 나서는 것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퇴임 이후 활동 계획을 묻는 질문엔 "무계획이 계획"이라면서도 "일단 두산인프라코어 이사회 의장 역할과 소임을 끝까지 다한 다음 무엇을 할지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정치 진출 의사에 대해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박 회장은 "나 같은 기업인은 사고가 수십 년 동안 효율과 생산성, 수익성으로 굳어져 있어 정치와 어울리지 않는다"며 "기업인이 정치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게 내 소신"이라고 강조했다.

대신 청년 사업가들이 도움을 청하면 할 수 있는 일은 뭐든지 나서서 돕겠다고 했다.

박 회장은 "흔히 경험에서 우러나는 멘토링을 하라는데 내가 가진 경험과 조언이 과연 이 시대에 맞는 것인가에 대해 자신이 없다"며 "그보다는 현실적으로 막힌 부분을 대신 가서 설득하고 행동으로 도와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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