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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이건희] ① 삼성 지배구조 개편은 어떻게… 발렌베리가 롤모델 삼나

입력 2020-10-26 16:00 수정 2020-10-26 18:16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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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이 25일 별세하면서 경제계는 연 매출 400조 원에 육박하는 거대 그룹 삼성의 앞날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이 회장의 피와 땀이 밴 국내 최대 기업 삼성의 성공신화를 누가, 어떤 모습으로 성공신화를 이어갈지 관심이 뜨겁다. 그 중심에는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부사장과 이서현 삼성미래복지재단 이사장의 행보도 주목된다. 이투데이는 포스트 이건희 시대의 삼성 지배구조 시나리오를 3회에 걸쳐 전망해 본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한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 회장의 빈소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들어서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한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 회장의 빈소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들어서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삼성, 발렌베리가 모델 따르나 “소유하지만, 지배하지 않는다”

“삼성을 전문경영인이 이끄는 집단지배체제로 만들어 가겠다는 구상입니다.” 지난 5월 이재용 부회장이 대국민 발표문에서 ‘4세 경영 포기’를 선언하자 재계에선 이 같은 반응이 나왔다. 오너 일가는 대주주로 책임 있는 역할을 하고 경영은 실력 있는 전문경영인에게 맡기는 방식을 삼성이 채택할 것이란 얘기다.

삼성전자가 2018년에 이사회 중심 경영을 선언하며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한 데 이어 올 초에는 이사회 의장에 처음으로 외부 인사인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을 선임한 것도 이 부회장의 이런 구상과 맞닿아 있다는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중장기적으로 삼성가(家)의 롤모델로 불리는 스웨덴 발렌베리에서 해법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 발렌베리는 ‘소유하지만 지배하지 않는다’는 경영원칙으로 유명한 스웨덴 기업이다.

발렌베리 가문은 1856년 스톡홀름엔스킬다은행(SEB)을 창업한 뒤 160년간 5대째 가족 경영을 이어온 회사다. 현재 마르쿠스 발렌베리 SEB 회장은 발렌베리 가문의 5대 후계자다. 발렌베리 가문은 ‘가족경영’을 기반으로 하지만 계열사 경영을 능력 있는 전문 경영인에게 일임하며 독립경영을 확실하게 보장하고 있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후계자 선정 방식은 능력 순이다. 경영권 승계는 적합한 후계자가 있을 때 가능하며, 혼자의 힘으로 명문대를 졸업하고,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해야 하는 등 엄격한 조건에서 진행된다. 후계자를 한 명이 아닌 두 명을 뽑아 상호 견제를 통한 균형을 추구한다.

또 지주회사인 ‘인베스터’가 그룹을 지배하고, 인베스터는 발렌베리 가문이 세운 재단이 소유하는 구조다. 이 재단에 자회사들의 경영 수익이 배당으로 지급되고 이는 다시 사회에 환원된다. 발렌베리 가문이 스웨덴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꼽히는 이유다.

발렌베리그룹은 지주회사인 인베스터AB 아래 통신장비업체 에릭슨,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 중공업 업체 ABB 등 100여 개 기업을 소유하고 있다. 스웨덴 국내총생산(GDP)의 30%, 시가총액 40%가량을 차지해 자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삼성과 비슷하다.

삼성과 발렌베리 가문은 2000년대 초반 이건희 회장 때부터 친분을 이어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03년 삼성전자와 삼성경제연구소에 발렌베리 그룹의 지배구조와 사회공헌 활동 등의 연구를 직접 지시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이 부회장은 작년 12월 방한한 마르쿠스 발렌베리 회장과 만나 인공지능과 5G 등 미래 핵심 신기술 사업의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특히 고(故) 이건희 회장의 상속 재산을 둘러싸고, 발렌베리 모델이 더 부각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자산이 18조 원 규모로 천문학적인 만큼 상속세도 무려 10조 원에 달한다. 상속세 납부가 현실적으로 당장 쉽지 않은 만큼, 여러 가지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분 상속 관련 시나리오 점검’ 리포트에서 “재계에서 여러 차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롤 모델로 스웨덴의 발렌베리 가문을 주목하고 있었다”며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4.2%, 15조 원)을 공익법인에 출연하는 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ASML CTO,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피터 버닝크(Peter Wennink) ASML CEO (사진제공=삼성전자)
▲왼쪽부터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ASML CTO,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피터 버닝크(Peter Wennink) ASML CEO (사진제공=삼성전자)

사회적 타협 있어야 가능한 시나리오

그러나 외국과 다른 국내 기업 관련 법·제도와 기업 문화 등을 감안하면 해외 기업의 모델을 그대로 가져다 적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에서는 금산분리(일반 기업 등 산업 자본이 금융 산업을 영위하는 것을 제한)와 은산분리(일반 기업 등 산업 자본이 은행 지분을 소유하고 경영권을 행사하는 것을 제한) 원칙이 강력히 적용된다.

또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공익재단은 주식을 지분율 5% 이상(성실공익법인에 해당하면 최대 20%) 보유하지 못한다. 여기에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소속된 공익법인의 의결권 제한 규정을 신설하는 공정거래법도 추진되는 국내의 현실에서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의 경영방식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또 법 제도와 함께 기업 경영 문화도 바뀌어야 가능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오너 경영이 주를 이뤄온 국내 기업들의 특성상 전문경영인이 단기 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장기 비전을 토대로 기업 경영을 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삼성웨이-이건희 경영학’을 쓴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재벌이 비판받았던 건 결국 상속 등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이슈였다”며 “발렌베리는 자신이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 등을 사회에 다시 환원하고, 경영권에 대해선 인정받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지배구조에서 보면 소유와 경영이 완전히 분산되는 것보다 발렌베리 모델이 더 나을 수 있다”며 “다만 공익재단 의결권 제한과 재단 증여세 등 그런 법 제도를 바꾸지 않는 한 발렌베리 모델로 가는 건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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