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그린뉴딜' 물결에 닥터 코퍼 천정부지...구리값 2년래 최고치

입력 2020-10-22 14:13 수정 2020-10-2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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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가격, t당 7034달러까지 치솟아
中 경기회복·공급 차질 등에 올들어 14% 상승
세계적 ‘그린뉴딜’ 흐름에 구리 가격 힘 받는다

글로벌 경기의 바로미터(척도)여서 ‘닥터 코퍼(Dr. Copper, 구리 박사)’로 불리는 구리 가격이 t당 7000달러를 돌파, 약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구리 가격은 이날 오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2018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t당 7034달러까지 치솟았다. 최근 'V자형' 회복을 보이는 중국의 강력한 수요와 각국의 ‘그린뉴딜’ 물결에 대한 기대가 산업의 핵심 원자재인 구리 가격을 밀어 올렸다.

구리는 에어컨에서 자동차, 전력망 등에 이르기까지 건설·전기·전자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산업용 금속이다. 경기 변동에 따른 수요가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전 세계 경기 동향에 민감한 원자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구리 가격이 경기 전환점을 선행해 보여준다는 점에서 ‘닥터 코퍼’로 부른다.

올해 초만 해도 구리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해 내리막을 탔다.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한 3월에는 t당 4000달러대로 주저앉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각국의 경기 부양과 유동성 공급 등에 따라 구리 가격은 차츰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서는 세계 최대 구리 수입국인 중국의 경기 회복, 칠레 등 세계 주요 구리 광산의 공급 차질 등의 여파로 2년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FT는 구리 가격이 올들어 약 14% 뛰었다고 전했다.

구리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단연 중국에서의 수요 증가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가 보고된 곳이지만, 엄격한 통제 속에서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에는 코로나19 종식을 선언, 경제 활동 정상화의 본격화 단계에 돌입했다. 공장 가동을 비롯한 산업 활동이 재개되면서 중국의 구리 수입도 덩달아 늘어났다. 중국 세관 격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구리 수입량은 역대 두 번째로 많은 72만2450t으로 집계됐다.

세계적인 친환경 정책 ‘그린뉴딜(환경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지속 가능한 발전)’ 붐도 구리 가격 상승에 데 한몫했다. 구리는 전기 배선에 사용돼 풍력, 태양열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분야와 전기차나 배터리 생산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유엔 총회에서 “2030년 전까지 탄소 배출량 정점을 찍고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도록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탄소중립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은 연간 배출량 기준으로 세계 최악의 국가로 꼽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탄소배출 제로’를 약속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내년부터 시작되는 차기 5개년 계획에서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도 11월 3일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승리할 경우 녹색 에너지와 인프라 등에 많은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기후변화 대응을 강조하는 바이든 후보는 4년 동안 2조 달러를 청정에너지 인프라에 투자한다는 내용의 그린뉴딜 정책을 내놨다. 아울러 2050년까지 순 탄소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바이든 후보가 대권을 잡게 되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주춤했던 그린뉴딜 관련 분야가 다시금 힘을 받게 될 전망이다. 미국은 2017년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는 과학적 사기”라고 주장하면서 파리기후변화협정을 탈퇴하는 등 정반대의 행보를 걸어왔다.

맥스 레이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탈탄소화(decarbonisatio) 테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지난달 중국의 발표는 향후 2~5년 동안 구리 수요에 의미 있는 상승효과를 줄 ‘대대적인 펀더멘털 변화”라며 “자동차와 전력 부문의 구리 소비는 향후 5년 동안 230만t 증가하며, 전 세계 예상 수요 증가분의 거의 4분의 3을 차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역시 구리와 같은 금속이 ‘녹색으로 물든 강세장(green-tinted bull market)’에 진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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