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회장, 주가부양·시장 신뢰 회복에 시장 등판

입력 2020-08-23 11:17 수정 2020-08-2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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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대형 금융지주 회장이나 행장쯤 되면 투자의 ‘달인’은 아니라도 ‘고수’라고 부를 만하다. 산하 연구소나 증권사 등에서 올라온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국내외 경제를 한눈에 들여다보고 평가할 수 있는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곳에 대한 평가라면 어떤 외부 투자자보다 우위에 설 수밖에 없다.

KBㆍ신한ㆍ하나ㆍ우리 금융 등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취임 후 책임경영을 내걸고 자사주를 대거 사들였다. 그렇다면 투자 성적표는 어떨까. 올해 코로나19에도 4대 금융그룹이 상반기 호실적을 거뒀지만, 주가는 연초 대비 20%가량 하락하면서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자사주 매입은 ‘재테크’보다 ‘주가부양의 의지’가 뚜렷한 행보라는 평가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자사주 매입에 가장 공격적인 인물은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다. 손 회장은 지난해 취임부터 현재까지 9차례에 걸쳐 자사주 총 4만5000주를 5억3679만 원에 매입했다. 이 중 올해만 4차례에 걸쳐 2만 주를 취득했다. 취임 전 매입한 지분을 합하면 총 8만3127주다.

손 회장은 위기 때마다 ‘자사주 매입’ 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올해 초 우리은행이 해외금리연계파생상품(DLF) 불완전 판매에 따른 중징계를 받았을 때도 손 회장은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일반적으로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과 실적 개선 의지를 함께 드러낸 행보라고 해석된다.

손 회장의 주가 부양은 숙원사업인 완전 민영화를 위한 선결 과제와도 맞닿는다. 우리금융은 민영화를 위해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지분(17.25%)을 매각해야 하지만 현 주가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주당 가격이 현 주가보다 43.2% 높은 1만2300원을 넘어야 원금 회수가 가능한 것으로 추산된다. 21일 우리금융은 전일 대비 1.66%(140원) 오른 8590원에 장을 마쳤다. 이에 손 회장이 취임 이후 매수한 자사주만 따져볼 때 수익률은 -28%를 나타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도 자사주 매입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번 상반기 코로나19 여파에 증시가 급락하자 올해만 7668주를 취득했다. 올 2월 자사주 2000주를, 4월 5668주를 추가 매입했다. 이는 김 회장 총 보유 주식의 11.7%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세 번째 임기를 이어가는 김 회장은 금융권 장수 최고경영자 타이틀을 갖고 있다. 김 회장은 연임에 성공한 해마다 자사주를 취득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회장 첫 임기 기간인 2013년 2000주를 기점으로 2연임에 성공한 해인 2015년 3725주를 취득했다. 2018년 3월 3연임을 확정 짓자 2년 3개월 만에 1500주를 추가 매입하기도 했다. 이에 취임 이래 총 2만293주를 추가 매입했으며 취득단가는 3만1258원, 매입 규모는 총 6억3432만 원이다.

최근 하나금융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3만8850원까지 올랐지만 코로나19 여파로 3월 1만 원대(1만8450원)까지 떨어졌다. 최근 3만 원대를 회복한 가운데 21일 하나금융은 전일 대비 1.98%(550원) 오른 2만835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종가 기준 김 회장의 수익률은 -9%로 4대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하나금융은 4개 지주사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상반기 실적이 개선된 곳이기도 하다. 김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주총까지로, 올 하반기 하나금융 회장 후보군도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2014년 취임 이래 14차례 걸쳐 자사주를 매수하는 활발한 행보를 보였지만 올해는 추가로 매입하지 않았다. 회장 첫 임기에 8700주, 2018년 연임 확정 이후 7000주를 추가 취득했다.

회장 재임 기간에만 총 1만5700주(7억5665만 원)를 취득했다. 21일 KB금융은 전일 대비 0.82%(300원) 오른 3만6750원 장을 마치면서 수익률은 -24%로 집계됐다. 11월 윤 회장의 임기가 완료되는 가운데 업계는 윤 회장의 3연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경우 2017년 취임 후 1억 원가량 매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5년 신한은행장 임기 기간엔 3962주를 사들였지만, 회장 취임 후엔 한 차례 2171주 매수에 그쳤다. 2018년 3월 주당 취득단가는 4만4750원으로 매입 규모는 총 9715만 원이다.

회장 취임 후 매수한 자사주 수익률로만 따졌을 때, 조 회장은 4대 금융지주 회장 중 낙폭(-31%)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지주는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도 리딩그룹 자리를 유지했지만, 라임 사모펀드 사태 등 잇따른 악재를 겪으면서 반등 기회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21일 신한지주는 전일 대비 1.65%(500원) 오른 3만750원에 장을 마쳤다.

한편,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총순이익은 5조5234억 원으로 전년 동기(6조1354억 원) 대비 10% 감소했다. 코로나19에 기준금리 인하 등 시장 악화 속에서도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한지주는 상반기 순이익 1조8056억 원을 기록하면서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지켰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이 각각 1조7113억 원, 1조3460억 원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우리금융은 6606억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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