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오토 인사이드] "제 車에 폭약이 있습니다. 여러분!"

입력 2020-06-15 16:00 수정 2020-06-15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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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국내 에어백 시장 1.2조 원 규모…안전벨트 당김과 에어백 작동 때 폭약 사용

▲세계 최최의 양산차 3점식 안전벨트는 1959년 스웨덴 볼보가 개발해 장착했다. 이후 안전벨트는 끊임없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사진제공=볼보자동차코리아)
▲세계 최최의 양산차 3점식 안전벨트는 1959년 스웨덴 볼보가 개발해 장착했다. 이후 안전벨트는 끊임없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사진제공=볼보자동차코리아)

자동차의 안전장비는 크게 두 가지다. 사고 이전에 작동하는 능동적 장비, 그리고 사고 직후 운전자와 동승자의 부상을 줄이는 수동적 안전장비다.

능동 장비는 자동차가 비정상적인 주행을 시작하면 솟구쳐 나온다. 예컨대 주행상황과 차의 각 부분의 움직임이 다를 경우다.

구체적으로 △과도한 쏠림 △전복위험 △급제동으로 인한 자세 흐트러짐 등을 감지한다. 이때 스스로 안전장비가 작동하면서 사고를 미리 막는다. ESP(Electric Stability Program)로 불리는 능동형 안전장비가 대표적이다.

수동 장비는 사고 직후에 작동한다.

충돌과 추돌, 또는 전복 등을 파악하면 짧은 순간에 물리적 안전장비가 작동한다. 승객의 부상을 최소로 줄이기 위해서다.

수동적 안전장비 대부분 충돌과 동시에 작동한다. 그만큼 사고 감지 후 0.05초 안팎에 작동한다. 짧은 순간에 이런 보호장치가 작동되는 만큼, 작동에 초소형 폭약을 사용한다.

폭약은 손가락 굵기의 초소형이다. 이들은 차 곳곳에 달린 에어백이나 안전벨트 고정축에 달려있다. 결국, 차 안에는 에어백과 안전벨트 숫자만큼 초소형 폭약이 존재하는 셈이다.

▲1993년 현대차 2세대 그랜저가 국산차 최초로 국산 에어백을 장착했다. 이후 30년 가까이 국내차의 에어백 기술은 글로벌 수준에 올라섰다.  (사진제공=현대차)
▲1993년 현대차 2세대 그랜저가 국산차 최초로 국산 에어백을 장착했다. 이후 30년 가까이 국내차의 에어백 기술은 글로벌 수준에 올라섰다. (사진제공=현대차)

◇1993년 현대차 뉴 그랜저가 최초 국산 에어백=최초의 자동차 에어백은 1950년대부터다.

당시, 충격 강도 등을 조절하지 못해 오히려 에어백을 맞고 더 다치는 경우도 발생했다.

국산차에 국산 에어백이 장착된 것은 1993년 2세대 그랜저(이른바 뉴 그랜저)가 처음이다. 앞서 대우 임페리얼과 기아 세이블 등이 에어백을 달았으나 국산은 아니었다.

1990년대 후반에 측면 에어백도 국내에 등장했다. 2000년대 초에는 측면 유리창 위에 펼쳐지는 커튼형 에어백도 국산화됐다.

최근에는 무릎 에어백을 포함해 운전자와 옆자리 동승자와의 추돌까지 보호하는 ‘센터 사이드 에어백’도 국내 기술로 나왔다.

제네시스 GV80을 시작으로 기아차 쏘렌토까지 이를 장착 중이다.

▲국내에서 에어백 원단 개발은 코오롱이, 에어백 개발은 현대모비스가 주도하고 있다.  (출처=뉴스프레스UK)
▲국내에서 에어백 원단 개발은 코오롱이, 에어백 개발은 현대모비스가 주도하고 있다. (출처=뉴스프레스UK)

◇에어백 원단은 코오롱, 제작은 현대모비스 주도=에어백은 정밀한 안전장비다. 2018년 불거진 일본 다카타 에어백 사건만 봐도 그렇다.

다카타는 에어백 사태로 인해 리콜 차량이 몇 대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파산해 버렸다.

원인은 에어백 팽창제(질산암모늄)였다. 질산암모늄을 사용하면서 내부습기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결국, 내부습기 탓에 부품이 부식되면서 파손됐다. 과도한 힘으로 에어백이 터지면서 이 부품이 튀어나와 승객이 다친 셈이다. 전 세계에서 최소 25명의 사망자와 수백 명의 부상자를 초래한 사건이었다.

이처럼 안전과 직결되는 에어백은 점진적으로 시장을 키우고 있다.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국내 에어백 시장 규모는 8000억~1조2000억 원이다.

에어백의 강한 압력을 견뎌내야 하는 ‘에어백 원단’은 현재 코오롱이 국내 시장을 주도 중이다. 일부 수입산 에어백을 제외하면 코오롱의 나일론 재질 원단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코오롱은 올해 국내에서 관련 매출 6000억 원을 기대하고 있다.

코오롱이 원단에서 알아준다면 제작은 현대모비스가 주도 중이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충남 천안과 중국 상하이에 각각 에어백 전용 공장을 가동 중이다.

▲안전벨트 역시 사고 직후 강한 힘으로 운전자 및 동승자를 잡아당겨 부상을 줄인다. 짧은 순간에 강한 힘을 내기 위해 폭약부(원 안)에서 폭발력을 일으켜 벨트를 잡아당긴다.  (사진제공=뉴스프레스)
▲안전벨트 역시 사고 직후 강한 힘으로 운전자 및 동승자를 잡아당겨 부상을 줄인다. 짧은 순간에 강한 힘을 내기 위해 폭약부(원 안)에서 폭발력을 일으켜 벨트를 잡아당긴다. (사진제공=뉴스프레스)

◇폭약과 함께 작동하는 안전벨트 프리텐셔너=충돌을 감지하고 에어백이 작동하면 안전벨트에 장착된 폭약도 작동한다. 이른바 안전벨트 ‘프리텐셔너(Pretensioner)’다.

안전벨트 버클 부분에 장착되는 프리텐셔너는 충돌사고를 감지하면 눈 깜짝할 사이에 벨트를 바짝 조인다. 폭약부에서 초소형 폭약이 폭발하면 안전벨트를 끌어당기는 원리다.

출동 사고로 에어백이 폭발했다면 십중팔구 시트벨트 당김 장치도 작동한다. 에어백처럼 한번 작동하면 재사용이 어려운 만큼, 작동 뒤 교체하는 부품이다.

최근에는 운전자의 체중을 감지해 폭발 압력을 조절하는 장치까지 개발돼 있다.

순간적으로 강한 힘을 통해 안전벨트를 잡아당기는 만큼, 벨트를 적절한 위치에 매는 것도 중요하다. 완성차 메이커는 안전한 벨트 착용 위치로 복부가 아닌 골반, 목이 아닌 '어깨뼈' 위에 장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율주행차가 등장하면 에어백 역시 다른 모양새로 변모한다. 사진은 현대차가 개발한 센터 사이드 에어백 모습. 측면 충돌 때 승객끼리의 충돌로 인한 부상을 줄일 수 있다.  (사진제공=현대기아차)
▲자율주행차가 등장하면 에어백 역시 다른 모양새로 변모한다. 사진은 현대차가 개발한 센터 사이드 에어백 모습. 측면 충돌 때 승객끼리의 충돌로 인한 부상을 줄일 수 있다. (사진제공=현대기아차)

◇자율차 시대, 에어백 새 판 짜기 시작=에어백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진화 중이다.

볼보는 보행자 추돌 때 피해자의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보닛 에어백을 갖췄다.

보행자 추돌을 감지하면 순간적으로 보닛과 앞 유리 사이에 대형 에어백이 작동한다. 보행자 머리와 차량 앞 유리와의 충돌을 막기 위해서다.

자동차 부품사 ZF는 차체 외부 측면 에어백도 개발했다. 측면에서 다른 차가 달려와 충돌할 때면 미리 차 아래쪽에서 에어백이 솟구쳐 나온다.

자율주행차가 보편화하면 에어백 위치도 달라진다.

레벨5 수준의 자율차는 애초에 차에 운전대조차 안 달려있다. 이쯤 되면 운전자와 동승자의 구분도 사라진다. 물론, 시트 역시 현재와 구도가 달라진다. 굳이 전방을 주시할 필요가 없는 만큼 서로 마주 보는 독립형 시트가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를 대비한 새로운 에어백에 대한 수많은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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