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식품기업과 투자자들은 인공고기 유망시장으로 중국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 소비자가 인공고기를 받아들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인공고기 시장규모는 약 188억 달러(약 22조 원)에 달하며 오는 2024년에는 그 규모가 지금보다 21% 커진 228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버거킹은 지난 8월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인공고기 업체 임파서블푸즈와 손잡고 미국 전역에 식물성 인공고기 패티를 쓴 임파서블 와퍼버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9월에는 임파서블푸즈의 패티 제품이 미국 식료품 매장 선반에도 올랐다.
임파서블의 경쟁사인 비욘드미트는 지난 5월 나스닥거래소 상장 당시 거래 첫날 주가가 160% 폭등, 투자자들의 인공고기에 대한 비상한 관심을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전 세계 육류의 27%를 소비하는 중국시장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은 미국 트렌드를 따르고 있어 인공고기 열풍이 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중국은 불교 신도들이 두부 등으로 인공고기를 만든 오랜 전통이 있어 새 인공고기도 잘 받아들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오랜 전통이 오히려 인공고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다오푸즈인터내셔널의 타오장 공동 설립자는 “중국은 이미 식물성 인공고기의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시장과 다르고 까다롭다”며 “중국 주류 소비자들은 이런 인공고기가 맛이 없으며 단지 불교 신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종교적 목적에만 맞는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소비자들은 아직 인공고기 제품들의 과학적, 건강상의 이점과 환경적 영향을 알지 못한다”며 “이에 더 많은 교육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또 “환경과 동물 복지 등의 문제로 식물성 제품에 대한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며 “그러나 중국 기업들이 소비자 입맛에 맞는 식품을 생산해 사람들이 고정적인 고객이 되도록 하는 것이 인공고기 산업을 성장시킬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여전히 중국에서도 인공고기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다오푸즈는 중국 인공고기 업체들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이 업체는 내년 상반기 중국 인공고기 스타트업 5곳을 선정하고 향후 3년 안에 이를 30개사로 확대, 업체마다 각각 약 1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베이징 소재 푸드테크 스타트업 전미트(Zhenmeat)는 ‘중국판 비욘드미트’로 불리고 있다. 이 업체는 지난 9월 인공육으로 만든 월병을 판매하기도 했다. 가격이 6개들이 한 상자에 88위안(약 1만4600원)으로, 일반 월병보다 다소 비쌌지만 출시 첫 주 만에 3000상자가 팔렸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만큼 인공고기에 대한 중국 소비자의 관심이 분명히 있다는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