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5개월 만에 뇌경색…법원 "과로 탓, 업무상 재해"

입력 2019-10-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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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서울행정법원

취직한 지 5개월 만에 뇌경색 진단을 받은 20대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7단독 김병훈 판사는 A 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요양 불승인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A 씨는 2017년 6월 전기 설계 회사에 입사해 서울 본사에서 근무하다 한 달 후 경기도에 있는 현장 사무소로 파견됐다. A 씨는 도면 납품일을 맞추기 위해 10여 명의 직원 업무 지원과 잡무를 도맡아 하면서 야근과 휴일 근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어느날 갑자기 출근을 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회사 동료들이 숙소에 쓰러져 있는 A 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고,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이에 A 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근로복지공단은 A 씨의 뇌경색 발병이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며 요양 불승인 결정을 했다. A 씨는 처분에 불복해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청구했으나 재심사가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김 판사는 "A 씨의 뇌경색 발병 전 일주일 업무시간은 55시간 46분으로 발병 전 업무시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며 "도면 2차 납품일이 확정되면서 1차 때와 같이 야근과 휴일 근무를 계속해야 할 상황에 놓여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A 씨는 파견 근무를 나와 회사 숙소에서 혼자 생활했으나 회사의 대표를 비롯한 선배 직원들이 일주일에 2~3회 정도 야근이나 회식 후 잠을 자고 나갔다"며 "선배 직원들이 숙소에 오는 날에는 편안한 마음으로 휴식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판사는 "A 씨에게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 외에 뇌경색 발병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진료기록 감정의도 연장근로 시간 등을 고려할 때 업무 스트레스가 있었을 개연성이 있는 점, 과거 특이 병력이 없는 점을 고려하면 뇌경색 발병이 업무 환경과 전혀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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