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규제 ‘버티기’ 마지노선은

입력 2019-07-0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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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출 규제에 국내 반도체 업계가 버틸 수 있는 기간은 약 3개월. 완제품 재고 한 달을 합쳐 국내 기업이 버틸 수 있는 최대기간은 4개월 남짓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단, EUV(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 확보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하루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이 우리나라에 수출 규제한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감광액)’ ‘에칭 가스(고순도 불화수소)’ 등 3개 품목 가운데 가장 문제가 되는 제품은 포토레지스트다. 반도체 공정에서 빛을 인식하는 감광재인 포토레지스트의 재고량은 일주일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EUV(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EUV(극자외선) 파운드리 라인의 양산을 시작할 예정인데, 해당 공정에 사용되는 소재인 EUV용 포토레지스트를 일본으로부터 전량 수입해야 한다.

일반 반도체 공정에서는 일본산 포토레지스트를 대체해 이와 성능이 비슷한 국내나 다른 국가 제품으로 대체할 수가 있다.

그러나 EUV 라인은 미세 공정을 위해 고품질 레지스트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소재가 없을 경우 삼성전자의 7나노 공장은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

포토레지스트는 국내에서 일부 생산되고 있지만, 일본에 비해 5~6년이 늦은 후발주자로 시장에 진입해 경쟁력이 낮은 편이다.

특히, 일본은 포토레지스트에 들어가는 10여 가지 원재료를 중소 화학회사가 만들고, 제조사는 이를 조합해 반도체 회사가 요구하는 조건의 재료로 만들어 판매하는 협업이 진행돼 제품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일본산 EUV용 포토레지스트는 1년내 대체가 불가능하다. 지금부터 레지스트를 개발하더라도 10년 또는 그 이상이 걸릴 정도로 기술격차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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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급하게 일본으로 출장간 이유도 삼성 반도체의 중요한 전략인 ‘7나노 이하 EUV 기반 초미세 공정’ 차질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발표 이후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다고 판단, 일본 현지에서 금융권 관계자 등 현지 네트워크를 만나 직접 해결책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수출 규제 발표에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구매 담당 임직원을 일본, 대만 등에 급파하며 수출 규제된 물량을 구하려 했지만, 확보된 물량은 넉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소재의 경우 제품 특성상 장기간 보관하기도 쉽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소재들은 조금이나마 여유가 있는 편이다. 에칭 가스는 일본을 대신해 대만으로부터 소재 수급이 일부 가능하다.

국내 업계는 지난해부터 일본 정부의 핵심 소재 수출 규제 가능성을 예상해 대비책을 마련해 왔다. 일본의 에칭 가스 점유율은 43.6%로 중국과 대만 등이 상당량을 생산하고 있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Ube Kosan과의 합작사인 SU Materials를 통해 조달할 수 있다. 또 국내 코오롱인더스트리, SKC 등에서도 해당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폴리이미드는 폴더블 폰의 핵심소재로 많이 활용되지만, 제품 첫 출시인 올해는 매출 확대보다 ‘출시’라는 상징적인 의미의 제품이기 때문에 큰 타격은 없을 전망이다.

업계는 일본 수출 규제에 따른 국내 반도체 업황의 변곡점을 9월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이 규제한 반도체 소재 품목을 수입하려면 계약 건별로 수출허가를 받아야 하고, 심사까지는 약 90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EUV 기반 공정 전환도 계속해서 미룰 수는 없기 때문에 3분기를 전후해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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