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휴전’ 극적 합의...글로벌 경제 최악은 피했지만

입력 2019-06-30 15:01 수정 2019-06-3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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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의 운명을 가를 ‘세기의 담판’으로 주목 받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회담 결과에 세계가 일단 안도했다. 양국 정상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가진 개별 회담에서 추가적인 보복관세 부과를 중단하고, 지난달 초 이후 교착상태였던 양국 간 무역 협상을 재개하기로 하는 등 무역전쟁을 임시 휴전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휴전’이 미중 무역협상의 타결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휴전 기간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데다 무역협상 타결을 가로막아온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이 좁혀진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미중이 협상 궤도에 올랐다고는 하나 돌파구를 찾기까지는 난항이 계속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 별도로 가진 회담이 끝난 후 자리를 뜨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 별도로 가진 회담이 끝난 후 자리를 뜨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G20 정상회의 둘째날인 지난달 29일 오사카 시내에서 1시간여에 걸쳐 개별 회담을 가졌다. 작년 12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회담 이후 약 7개월 만의 회동이다.

회담에는 미국 측에서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피터 나바 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등이 참석했다. 중국 측은 무역 협상 책임자인 류허 부총리 외에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중산 상무부관 등이 참석했다.

이번 회담의 최대 쟁점은 무역 문제였다. 미중은 마지막 정상회담에서 90 일 간 휴전하기로 하고, 올해 1월부터 협상을 본격화했다. 협상은 대부분 정리가 됐지만 중국의 산업보조금이나 발동된 추가 관세 취급을 놓고 대립, 5월 협상이 사실상 결렬되면서 관세 폭탄을 주고받았다.

이에 이번 회담은 중단된 장관급 무역 협상을 재개하고, 그동안 새로운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휴전’에 합의할지가 관건이었다. 미국은 30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었던 만큼 자칫 이번 정상 회담이 틀어지면 확전으로 번질 수도 있는 찰나였다.

회담은 일단 긍정적으로 마무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가진 기자 회견에서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연기하고 화웨이테크놀로지와 미국 기업 간 거래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적어도 지금 당장은 중국에 대해 관세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인상은 없다”며 “앞으로 협상을 계속한다. 중단된 부분부터 다시 재개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과의 회담은 매우 훌륭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시 주석과 많은 것을 논의했다. 화웨이에 대해서도 의논했다”며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에 제품을 계속 판매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추가 관세 부과에 반대했던 타깃과 월마트 등 미국 600개 기업들은 성명을 통해 환영의 뜻을 밝히고, 최종 합의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 대해 반드시 긍정적인 평가만 나오는 건 아니다. 미국 CNBC방송은 이번 회담에 대해 “일시적인 시간 벌기”라고 평가했다. 어디까지나 임시 휴전이며, 어떤 무역전쟁 종식을 위한 구체적인 경로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블레이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북크바르 최고투자책임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임시 휴전이다. 아무것도 확실한 건 없다”며 “여전히 2500억 달러의 제품에 25%의 관세가 걸려있는 점도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유라시아그룹도 “올해 미중 무역협상 타결 확률은 45%”라며 회의적인 전망을 내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 회견은 1시간 넘게 이뤄졌지만, 트럼프가 중국과의 협의 내용을 말할 때는 말투가 퉁명스러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작년 12월 회담은 2시간 반이 걸렸지만 이번 회담은 그 절반에 그쳤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 지난 번처럼 휴전 기간을 90일로 정한다거나 기술 이전 강요와 지적 재산권 보호 등 5개 분야에 대해 집중 논의하겠다는 등의 구체적인 내용이 빠진 것에 대해서도 의아해했다.

야르데니리서치의 에드 야르데니 사장은 “2020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로서는 괜히 무역전쟁을 확대해 경제에 문제를 일으켜 선거에서 패할 이유가 없다”며 이번 회담은 어디까지나 트럼프가 재선을 의식해 내린 결정이라고 해석했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가 이번에 대중 관세 인상을 철회하더라도 연말에는 추가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이번 회담이 결렬되면 글로벌 경기 침체와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2021년 말까지 1조2000억 달러 증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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