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롯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현재까지도 신 회장의 보석 여부는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롯데는 보석 결정이 나오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준비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이 주총장에서 직접 자신의 이사 해임안에 대해 구두로 해명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롯데는 최종적으로 보석이 불발될 경우 신 회장의 메시지를 일본 경영진과 주주들에 전달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우선은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일본으로 가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과 주주들을 만나 신 회장의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황 부회장은 신 회장이 1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고 구속 중이긴 하지만 3심까지는 유죄 확정이 아닌 점 등을 설명하고, 한·일 롯데 경영을 위해 신 회장의 이사직 유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이사진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주총이 당장 다음날이어서 법원의 보석 여부를 마냥 기다릴 수 없으므로 황 부회장은 이날 오후 일정 시한이 지나면 일본으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주총장에는 신 회장 본인 말고는 대리인도 입장할 수가 없어 황 부회장이 주총에 직접 참석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신 회장의 메시지를 담은 서신 등을 롯데홀딩스 이사진에 전달하는 방식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앞서 수차례 재판장에서 “해임안이 상정되면 당사자에게 해명 기회를 주는데 현장에서 직접 구두로 해명 기회를 갖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번 주총에 꼭 참석하고 싶다”며 석방을 요청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법원의 보석 허용 결정이 나오기만을 지켜보고 있다”며 “다양한 대비책을 내부에서 검토하고 있으나 보석 허용 여부가 결론나지 않아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29일 오전 도쿄 일본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열리는 주총에서는 신 회장의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직접 제안한 신동빈 이사 해임 및 신동주 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표결이 있을 예정이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2015년 7월 이후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이뤄진 4차례의 표 대결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모두 승리했다. 재계는 앞서 2월 신 회장이 1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은 뒤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 자진 사임에도 이사직은 유지한 점 등을 들어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신 전 부회장이 제안한 안건은 부결될 것으로 관측한다.
하지만 이번 주총은 신 회장이 부재중인 상태에서 치러지는 첫 주총인 만큼 승리를 100%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될 경우 51년을 이어온 한·일 롯데 통합 경영이 영향을 받을 수 있고, 두 형제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촉발될 가능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