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업계 사드 보복 영향, 中-日 센카쿠 분쟁 때보다 타격 컸다

입력 2017-06-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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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업계가 받은 중국발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타격이 과거 중국에서 일었던 반일 감정 영향 보다 더 크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우리 자동차 업체의 판매 감소가 단순히 사드 문제 뿐 아니라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된 데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KIET)이 18일 발표한 ‘사드문제가 자동차업계에 미친 영향과 향후 대응전략-2012년 중ㆍ일 영토분쟁과의 비교 및 시사점’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중ㆍ일 영토 분쟁에 따라 일본 브랜드 자동차 판매는 9월, 10월, 11월에 각각 –41.1%, -58.0%, -37.0% 감소했지만, 이후 빠르게 회복했다.

중국 승용차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9월 12.16%로 낮아졌고, 10월에는 중국 진출 이후 사상 최저 점유율인 7.61%로 한국 업체 점유율보다도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사드 문제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올해 3월, 4월, 5월 우리 브랜드 자동차의 중국 시장 판매는 각각 –52.7%, -65.1%, -65.1%나 감소했다. 일본 브랜드가 중ㆍ일 영토 분쟁 이후 더 강력한 불매 운동에 직면했었지만,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감소율은 사드 문제 이후 한국 브랜드가 더 큰

것이다.

2014년 9%에 달했던 한국 기업의 중국 승용차시장 점유율은 큰 폭으로 하락해 지난 3월 이후 우리 자동차 업체가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래 가장 낮은 시장점유율을 보였다.

2011년부터 중ㆍ일 간 센카쿠 분쟁으로 중국 내 반일 감정은 최고조에 달했다. 센카쿠 분쟁은 중국과 일본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자국의 고유 영토라 주장하며 번진 국제 분쟁이다.

사드 문제로 한국 브랜드 자동차에 대한 노골적인 불매 운동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중ㆍ일 영토 분쟁 이후 일본 브랜드 자동차에 대해서는 매우 강력한 불매운동과 파괴, 방화 행위 등이 이뤄졌다.

한국 브랜드의 자동차 판매 부진으로 가장 큰 이득을 본 것은 중국 로컬 업체들로 2014년 시장점유율이 38.4%에서 1~5월 기간 44.7%로 무려 6.3% 포인트나 점유율이 상승했다.

보고서는 중국 로컬 브랜드 자동차의 가격은 하락했지만, 품질과 안전도는 크게 높아져 경쟁력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SUV 부문에서 중국 로컬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우리 업체들에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2년 일본 브랜드 자동차에 대한 이미지와 시장 자체가 중국 로컬 기업이나 우리 업체와 차별화 돼 있어 충격이 크지 않았지만, 우리 브랜드는 중국 로컬 브랜드와 차급이나 소비층 등이 겹쳐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상황이어서 중국 로컬 브랜드의 경쟁력 향상은 큰 타격을 주고 있는 셈이다.

중국의 소비자조사에 따르면 일반 양산 브랜드로 분류되는 현대자동차는 다른 외자계 브랜드에 비해 주요소비자의 소득이나 학력 수준이 낮고, 주요 판매 지역도 대도시보다 2~3선 도시로서 중국 로컬 브랜드와 가장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일본 업체들은 2012년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감소가 정치적 문제보다 중국 현지 모델 개발 부족 등 자체 경쟁력의 부족에 있다고 보고 가격 인하와 더불어 중국 현지화를 위한 노력에 집중했다.

주요 일본 브랜드 업체에서는 반일 데모로 인해 입은 피해를 전액 보상한다는 차원에서 ‘고객제로부담(손실)’이라는 기치로 각종 방안을 제시했고, 판매 회복을 위해 가격 인하도 실시했다.

중국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요소를 풍부하게 고려해 전략 제품을 현지 주도로 개발하며, 마케팅과 설계ㆍ디자인 등의 현지화를 일본 기업 전체의 공통 과제로 제시했다.

조철 산업연구원 중국산업연구부장은 강력한 대응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드 문제가 해결된다 하더라도 정상 수준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고품질ㆍ저가격, SUV를 중심으로 중국 현지에 맞는 차량 개발, 디자인ㆍ성능 등에서의 차별화 등을 제안했다.

또한, 우리 부품 업체들도 이에 맞춰 품질 향상과 단가 인하, 다양한 기능을 가진 부품 개발 등을 추진해야 하며, 특정 업체에 대한 전속적 거래에서 탈피해 중국 로컬업체를 비롯한 새로운 거래처를 개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부장은 “초기품질지수 등에서 우리 브랜드 자동차의 품질이 높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브랜드 이미지는 낮아 고품질에 낮은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IT기기나 빅 데이터, 인공지능 등을 활용해 다양한 기능을 자동차에 결합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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