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려도 황소걸음’… 삼성 ‘퍼스트 무버’ 집착 버렸다

입력 2017-05-1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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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퍼스트 무버(시장선도자)’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기술을 탑재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앞서가야한다’는 강박 대신 ‘완성도와 가치’로 승부를 건다는 설명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하반기 중국 및 인도에 출시하는 보급형 갤럭시C 시리즈에 이어 오는 9월 선보이는 ‘갤럭시노트8’에 듀얼 카메라를 탑재할 계획이다. 듀얼카메라는 이미 지난해부터 중국 화웨이를 비롯해 애플, LG전자 등이 채택하고 있는 기술이다.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소비자가 가치를 느낄 수 있을 때 신기술을 채택한다는 게 삼성전자의 변화한 전략이다. 그동안 무조건 퍼스트무버를 외쳤던 것 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삼성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과거에는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경쟁사보다 먼저 출시하려는 데 혈안이었지만, 이제는 먼저 출시하기보다 소비자가 감탄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어야 채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미 경쟁사들이 탑재했던 듀얼카메라를 올 하반기 갤럭시 시리즈에 탑재하는 전략 변화가 이를 잘 보여준다. 삼성 한 관계자는 “듀얼카메라의 경우 탑재 여부를 꾸준히 검토했지만, 소비자가 얻을 수 있는 가치를 찾지 못해 탑재를 미뤘었다”며 “이제 듀얼카메라를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를 찾았고, 향후 제품에 적용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듀얼 카메라는 렌즈 두 개를 하나로 합쳐 다양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일반 화각 카메라와 광각 카메라를 조합해 촬영 각도를 넓게 해 준다. 정면에서 사물을 보면서 양 측면을 담아낼 수 있다. 또 피사체와 배경을 따로 촬영해 합성도 한다. 특히 삼성전자는 자체 소프트웨어 기술력 등을 결합해 경쟁사와는 차별화되는 듀얼카메라 마케팅 포인트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애플 아이폰 등장 이후, ‘패스트팔로워(빠른 추격자)’를 앞세워 아이폰을 맹렬히 추격했다. 이후 패스트팔로워에 머물면 뒤쳐질 수 밖에 없다고 판단, 퍼스트무버 행보를 이어갔다. 태블릿과 폰을 합친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탄생시켰고, 아이폰보다 시기를 앞당겨 신제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이었다.

하지만, 제품이 상향 평준화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더이상 퍼스트무버가 정답은 아니라는 게 회사 측 진단이다. 늦더라도 완성도와 차별화를 추구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8에 적용한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는 애플 시리보다 6년 이상 늦은 시도다. 다만,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시리와는 차별화되는 가치를 구현했다. 시리가 단순명령만 수행한다면 빅스비는 복합명령도 수행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PC처럼 사용할 수 있는 ‘덱스’역시 마찬가지다. 과거 경쟁사에서 이런 시도가 있었지만, 기술력이 못미쳐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덱스의 경우, 완성도를 높여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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