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미국’, 자사주매입으로 트럼프랠리 이어간다

입력 2016-12-2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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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전망과 달리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감세 공약에 대한 기대감이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바이백) 행렬로 이어지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으로 이달 들어 미국 기업들이 매입한 자사주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분의 2가량 증가했다.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은 최근 140억 달러(약 16조9000억원) 규모의 바이백 프로그램을 새로 만들었다. 보험회사 메트라이프도 올해 초 바이백 프로그램을 연기했으나 지난 11월 이사회는 30억 달러규모의 바이백 프로그램을 승인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지난해 5720억 달러로 정점을 찍었던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행렬은 올해 점차 줄어들었다. 이에 시장에서는 내년에도 기업의 완만한 순이익 성장세와 높은 주가 밸류에이션 등의 이유로 기업의 지출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었다. 하지만 기존 전망과 달리 바이백(자사주 매입)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미국 기업 바이백 흐름이 뒤집힌 것은 미국 대선 결과 때문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미국 재계에서는 트럼프 차기 행정부가 기업들이 해외에서 거둔 수익을 본국으로 들여오는 데 부과하는 세율을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는 기업에 부과하는 법인세율 35%를 일정 기간 10%로 낮출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 같은 감세 덕분에 얻어진 수익은 자사주 매입의 재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가 공약대로 일시적으로 본국으로 송환하는 현금에 대한 감세 조치를 이행한다면 S&P500지수를 구성하는 기업들이 내년에 해외에 쌓아둔 1조 달러의 현금 중 2000억 달러를 미국에 들여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중 약 1500억 달러가 자사주 매입에 쓸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전망했다. 이렇게 된다면 이달 들어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는 뉴욕증시에 상승 재료가 추가로 늘어나게 된다. 보통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기업의 주가 부양의지로 해석돼 주가 상승으로 연결된다. 자사주 매입은 지난 8년 가까이 증시를 뒷받침한 주요 요소 중 하나였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초부터 2016년 9월 말까지 S&P500지수 편입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에 총 3조2400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

그러나 자사주 매입이 항상 시장의 환영을 받는 것은 아니다. 자사주 매입으로 인해 주가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돼 기업의 실적이 부진한 시기에도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 즉 증시에 거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일부 애널리스트도 설비 투자 등 장기 투자가 아닌 자사주 매입은 미국 실질적인 경제 성장에 기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자사주 매입으로 트럼프랠리를 일시적으로 떠받칠 수 있으나 트럼프노믹스를 근본적으로 뒷받침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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