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종의 서킷브레이크] 자본시장에도 만연한 사대주의

입력 2016-08-01 10:42 수정 2016-08-0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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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1부 차장

얼마 전 미국 뉴욕의 유명 버거 체인점 ‘쉐이크쉑’(Shake Shack)이 한국에 공식 1호 매장을 열고 영업을 시작했다. 일명 ‘쉑쉑버거’로 통하는 이 햄버거를 먹으려고 매장 오픈 전날 밤부터 1500여 명이 줄을 서서 하루를 기다리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특히 이날 기온이 올 들어 가장 뜨거운 섭씨 34.1도를 기록했음에도 매장 앞은 오픈 전날부터 ‘쉑쉑버거’를 맛보려는 사람들로 인해 북새통을 이뤘다.

뉴요커의 삶을 동경해서일까?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햄버거 하나를 먹으려고 뙤약볕에서 기본 2~3시간을 기다렸다는 게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쯤 되면 우리 사회에 침투해 있는 문화 사대주의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비단 이번 ‘쉑쉑버거’가 아니더라도 이러한 현상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곤 한다.

애플의 아이폰은 신형 모델이 출시될 때마다 광화문 KT 등 통신사 앞에 새벽부터 줄을 서는 소비자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또 지난해 말 청바지 한 벌에 100만 원이 훌쩍 넘는 해외 브랜드가 중저가 브랜드와 콜라보한 제품을 한정판으로 판매한다고 하자 노숙을 하며 줄을 서는 소비자들이 생겨나기도 했다. ‘주체성을 잃어 문화 사대주의를 떠올리게 하는 이러한 현상이 정상적일까?’라는 생각을 해보면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현상이 코스닥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자본 사대주의라고 불러야 할 정도다. 외국자본이 코스닥 상장사에 들어왔다 하면 무분별하게 추종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업 가치의 본질보다는 그저 외국 자본이 들어오면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심리가 작용하는 듯하다.

실제 올 3월 코스닥에 상장돼 있는 A기업은 불과 한 달여 만에 주가가 7배 이상 급등했다. 2000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1만4000원까지 올라선 것이다. 또 다른 기업 역시 지난해 중국 자금 유치 소식에 3배가량 주가가 점프했다. 하지만 이들 기업 가운데 일부는 여전히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어떤 기업은 해외 자본 철수로 인해 투자자들만 고스란히 주가 하락에 따른 피해를 봐야 했다.

우리 코스닥 시장은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지난 1996년 시가총액 6조6000억 원으로 출발한 코스닥은 이제 205조 원(6월 말 기준) 규모로 성장했다. 신규 중·소형주 상장기업 수 기준으로 미국 나스닥에 이어 글로벌 2위에 올랐으며, 시가총액으로 봤을 때 나스닥(2015년 기준 7조9024억 달러), 차이넥스트(8387억 달러)에 이어 세계 3위(1661억 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무분별한 해외 자본 유치에 휘둘릴 만한 할 그런 시장이 아니다. 건전한 투자분석을 바탕으로 한 현명한 투자자의 모습을 보여줄 때 우리 시장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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