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선수는 결장에 후원사 자금줄 ‘뚝’...침체된 일본 씨름판, 일본 경제와 판박이

입력 2016-02-0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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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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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가 침체된 씨름판과 같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스타 선수들이 부상으로 연달아 결장하면서 사상 최고 수준에 달했던 후원사들이 급감해 자금난에 처한 대회 모습이 중국 경기 둔화와 국제 유가 하락 등 해외발 악재로 주가가 추락하는 등 불운을 겪고 있는 일본 경제의 현실과 비슷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 보도했다.

일본스모협회에 따르면 1월 10일부터 24일까지 료고쿠 국기관에서 열린 하쓰바쇼(初場所, 매년 1월 일본스모협회가 주최하는 공식 대회)의 현상(懸賞, 대회 후원사들이 특정 선수에 대한 후원금을 적어낸 깃발) 갯수는 총 1872개로 사상 최고였던 작년 9월 아키바쇼(9월에 열리는 대회) 때의 1979개에서 5.4% 줄었다. 데루노후지 하루오와 이치노조 엔도 등 인기 선수가 부상으로 연달아 결장하자 특정 선수에 몰리던 현상이 취소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25년간 현상을 주목해왔다는 미쓰이스미토모자산운용의 다쿠모리 아키요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결장 선수가 없었으면 현상은 2000개 정도는 들어왔을 것”이라며 “안타깝지만 이런 상황은 현재 일본 경제와 같다”고 진단했다.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지난해 11월 경기실사지수 수정치는 계속 확대와 위축의 경계선에 못미치고 있다. 5일 발표 예정인 12월 경기실사지수에서 경제 기조 판단이 ‘제자리 걸음’에서 ‘개선’으로 상향 조정될 것이란 관측이 있었지만 그 가능성은 멀어졌다고 그는 지적했다. 다쿠모리 이코노미스트는 현상 감소에 대해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나쁘게 본 것. 엔도가 너무 빨리 결장을 결정했기 때문에 상황이 더 나빠진 것 같다”며 일본 경제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스모 대회의 현상은 일본 기업들의 사정을 간접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경제의 선행지표로도 사용된다. 기업의 광고 수요는 경제산업성이 제공하는 ‘특정 서비스 산업 동태 통계 조사’, 일본은행의 ‘기업 서비스 물가지수’ 등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이 지표들은 해당 월의 말이나 2개월 후에나 확인이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현상은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한데다 광고비치고는 상대적으로 저렴해 경기와 밀접하게 연동되므로 사회지표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상 갯수는 1990년 하쓰바쇼의 988개를 정점으로 10년 가까이 계속 감소, 200~300개로 크게 침체했다. 그러다가 2001년부터는 전년 대비 증가하기 시작해 2006년 이후 1000개를 넘어서는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 도쿄 바쇼는 2014년 하쓰바쇼를 시작으로 2015년 아키바쇼까지 4개 바쇼 연속으로 현상 갯수가 사상 최고 수준이었고, 지방 개최는 2014년 11월 바쇼부터 4개 바쇼 연속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일본의 경기 동향과 비슷하다. 일본은 1991년부터 2000년까지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장기 침체기를 겪었고, 이후 서서히 경기가 회복돼 작년까지 아베 신조 정권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확장 국면을 이어갔다.

다쿠모리 이코노미스트는 “아베노믹스로 경기 부양을 도모할 수 있다”며 일본 경제와 주가에 대한 낙관적인 견해는 바꾸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발 악재로 시장이 거칠어지면서 일본 증시는 올들어 하락일로다. 지난달 21일에는 닛케이225지수가 1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3일에도 일본 증시는 같은 이유로 급락장을 연출하고 있다. 오전 10시15분 현재 닛케이225지수는 전거래일보다 3.13% 떨어진 1만7194.42를 기록 중이다.

한편 스모 혼바쇼는 연 6회, 홀수 달에 열린다. 한 회 경기는 15일씩 진행된다. 1월과 5월(夏場所, 나쓰바쇼), 9월(아키바쇼, 秋場所)은 도쿄, 3월(春場所, 하루바쇼)은 오사카, 7월은 나고야, 11월은 후쿠오카에서 열린다.

일본스모협회에 따르면 마쿠우치 활동에만 걸린 현상은 개당 6만2000엔. 15일간의 바쇼 중 하루 1개 이상을 내걸려면 최소 93만 엔이 든다. 지지하는 선수를 응원하는 측면 외에 씨름판에서 현상을 내걸면 경기장 내 방송으로 기업에는 광고 효과도 기대된다. 6만2000엔 중 협회 수수료 5300엔을 뺀 금액이 승리한 선수에게 돌아가는데, 선수가 손에 쥐는 현상 봉투에는 3만엔이 담기고, 나머지는 은행 계좌로 입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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