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파문에 국내 자동차업계 지각변동

입력 2015-09-23 09:05 수정 2015-09-23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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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골프채 사건까지 겹쳐 수입차 신뢰도 하락, 국산차 판매는 증가 전망

폭스바겐그룹의 디젤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사태가 국내 자동차업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사태로 그동안 ‘고연비’, ‘친환경’ 이미지를 강조했던 수입차의 신뢰도 타격은 불가피하게 됐다. 반면 현대기아자동차와 같은 국산차 업체에게는 시장 반전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굴지의 자동차 제조업체가 눈속임을 했다는 점에서 산업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승자 없는 게임이란 얘기다.

◇폭스바겐 조작 차 국내에 6만대 판매= 폭스바겐 그룹이 엔진제어장치(ECU)의 소프트웨어를 조작한 차량과 동일한 차종은 2009년부터 현재까지 국내에 6만745대가 판매됐다. 차종별로는 폭스바겐 골프가 2만6518대, 파사트 1만7919대, 제타 1만393대, 비틀 2841대, 아우디의 A3 3074대다.

환경부는 당장 다음달부터 폭스바겐 차량의 조사에 들어간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내에 들어온 차량이 도로에서 미국과 같은 문제가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라며 “국내에서 동일하게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의 디젤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이 국내에서도 확인되면 정부는 리콜과 판매중지 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최대 40억원의 과징금도 폭스바겐코리아에 부과될 수 있다. 이 경우 국내에서 골프, 티구안, 파사트 등을 판매 10위권에 들어있는 폭스바겐코리아의 신뢰도는 치명상을 입을 수 밖에 없다.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확산되고 있지만 폭스바겐코리아의 대응은 여전히 안이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본사의 방침을 기다리고 있다”는게 답변만 하고 있다. 독일 본사에서 적극적인 사과와 대책 마련에 나서며 파장을 줄이려는 것을 고려하면, 국내법인 측의 대응은 변명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수입차 업계 고위 관계자는 “최근에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의 시동 꺼짐 현상으로 소비자가 골프채로 차를 부순 사건에 이어 폭스바겐 조작 사태까지 겹쳐 업계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단기간 내에는 판매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호재? “장담 못해”= 국내 자동차업계는 내색은 못하지만 속으로는 이번 사태를 기회로 보고 있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자동차 제조사 관계자는 “독일의 선진 기술이 ‘뻥’기술로 드러난 상황”이라며 “‘수입차는 조작’이란 이미지는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현대차의 올해 8월까지 내수 시장점유율은 38.8%로 지난해의 41.3%보다 줄었다. 이 회사의 올해 내수 시장점유율 마지노선은 41.0%다. 현대차는 최근 수입차보다 뛰어난 연비를 갖춘 신형 아반떼를 출시했다. 여기에 이번 폭스바겐 조작 사태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들의 눈길은 수입차보다 국산차로 쏠릴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최근에 스포티지 신형을 출시한 기아차 역시 사상 첫 연간 내수판매 50만대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의 8월까지 내수 판매량은 33만2524대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국산차업계에 호재로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자동차 제조사의 기술 조작은 전 업계의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토요타의 리콜 사태 때 자동차 전체 산업 수요가 줄이든 게 대표적인 사례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각 나라의 정부는 보다 정교하고 타이트한 테스트를 진행할 것”이라며 “완성차 업체들의 기술대응력이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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