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쇼크] 3일 연속 5%, 막무가내 평가절하...얼마나 더 떨어지나

입력 2015-08-1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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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중국의 막무가내식 위안화 평가절하는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인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3일 연속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렸다. 13일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전날의 6.3306위안에서 1.1% 오른 6.4010위안으로 고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로써 위안화 가치는 지난 2011년 8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앞서 인민은행은 지난 11일 위안화 값을 1.86% 낮춘 데 이어 12일에도 1.62% 더 떨어뜨렸다. 13일까지 절하폭은 5%에 이른다.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한 중국은 위안화 환율의 일일 변동폭을 고시환율의 +-2%로 제한하고 있다.

중국 당국의 이처럼 기습적인 위안화 절하는 무역상대국과의 이해관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의 실물경제가 그만큼 빠른 속도로 악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12일 발표한 산업생산 등 경제지표는 일제히 둔화했다. 중국 제조업의 생산 실태 등을 나타내는 7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6.0% 증가로 전월 대비 0.8%포인트 떨어졌다. 국가통계국은 수출 부진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했다.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7월 소매판매는 10.5% 증가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떨어졌다. 두 자리 성장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7월의 12.2% 증가에는 못미치는 수치다. 이밖에 7월 발전량은 2.0% 감소하며 산업용 수요 부진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시진핑 지도부는 구조 개혁을 일단 접어두고 경제 성장 유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전망이다. 경제 성장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고통스러운 경제 구조 개혁을 선행시키는 ‘새로운 정상(뉴노멀)’ 노선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개혁이 본격화하기도 전에 실물경제가 침체하면서 부득이하게 노선을 선회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또한 이대로 경기 침체를 방치했다가는 고용 시장까지 영향을 미쳐 공산당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사회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위안화 약세를 유도함으로써 우선 수출을 부양하는 한편 예의주시하면서 향후 추가 금리 인하 등의 금융 완화 정책과 공공 사업 등의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다시말하면 인민은행이 위안화를 추가로 평가절하할 여지가 더 있다는 의미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위안화 고시환율 산정 기준의 변경이다. 인민은행은 평가절하를 시작한 11일 전까지 임의로 기준환율을 정했으나 이후부터는 전날 종가와 시장 참가자들의 주문 가격, 외환 수급 현황과 주요 통화 환율 변화 등 시장의 움직임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12일 상하이시장에서는 장중 한때 위안화 가치가 기준환율 대비 최대 1.9%까지 하락해 환율 변동폭 제한선인 2%에 육박하기도 했다. 인민은행은 혼란이 확대되자 외환시장에 개입해 위안화 추가 하락을 차단했다.

이에 대해 싱가포르 소재 OCBC은행의 세레나 린 자금관리조사 책임자는 “위안화의 평가 절하는 흥미로운 의문을 가져오고 있다”며 “통화가 중국의 금리와 유동성 상황에 대한 시장 조정의 영향을 제대로 받고 있는가, 변동폭은 확대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시장의 움직임에 좌우되는지 아니면 다시 관리가 되는지 여부가 관건”이라며 “다른 아시아 통화 및 신흥시장의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위안화의 향후 움직임을 시장 관계자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현재 중국 내부에서는 위안화 가치를 더 떨어뜨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장 관계자는 인민은행이 지속적인 위안화 약세 요구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11일부터 13일까지 위안화 가치는 달러당 4.58% 하락했다. 그럼에도 내부에서는 10% 가량 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다고 한다. 중국 정부 산하 싱크탱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 매체에 “해외 수요와 경제 성장의 안정화를 위해 환율을 더 유연하게, 혹은 적당히 떨어뜨릴 수 있어야 한다”며 “10% 정도라면 제어 가능하고, 이 정도여야 수출 부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성장의 원동력을 수출에서 내수로 전환시키고자 하는 중국 정부의 방침에 따라 인민은행은 위안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왔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이번 평가 절하 전까지 1년간 위안화는 무역가중 평균보다 약 14% 상승했다.

그동안 리커창 총리는 위안화 평가 절하 가능성을 거듭 부인해왔지만 경제 성장에 대한 리스크 확대와 증시 폭락에 따라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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