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맞수] 신한 굳히기냐, KB 뒤집기냐… ‘리딩뱅크’ 진검승부

입력 2015-07-0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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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우, 해외수익 비중 확대 글로벌 확장 ‘전진’… 윤종규, 경쟁사 수장 최영휘 등 파격 영입 ‘추격’

‘리딩 금융그룹’을 두고 신한금융 한동우 회장과 KB금융 윤종규 회장이 자웅을 겨루고 있다.

금융권 대표 재무통으로 손꼽히는 한 회장과 윤 회장은 내분 사태 이후 탁월한 경영능력으로 빠르게 조직을 안정시킨 ‘위기돌파형’ 인물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조용한 카리스마로 조직을 휘어잡는 경영 스타일까지 대동소이하다.

먼저 선전포고에 나선 것은 윤 회장이다. 그는 지난해 말 취임 직후 조직개편을 통해 전열을 정비하고 수익성이 높은 신용·중기대출 영업에 집중해 왔다. 성공 DNA를 배우기 위해 적장인 최영휘 전 신한금융 사장을 사외이사로 영입, 이사회 의장에 선임했다.

윤 회장의 공격적 행보에 한 회장은 묵묵히 ‘신한 웨이(Way)’를 걷고 있다. 은퇴시장과 해외시장 공략을 통해 단순 국내 경쟁을 넘어 글로벌 무대로의 진입이 한 회장의 목표다.

◇韓, 리스크 관리 강화·해외진출 속도 = 한 회장은 정통 신한맨이다. 1948년 부산 출생인 그는 부산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후 1982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2007년 신한생명보험 대표이사 부회장을 거쳐 2011년 신한지주 회장에 오르기까지 30여년 동안 한 곳에 몸담았다.

그는 취임 직후 신한 사태로 흐트러진 조직력을 빠르게 결속하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그의 조용한 리더십은 실적으로 입증됐다. 취임 첫해 한 회장은 3조100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듬해인 2012년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며 2조 클럽 타이틀을 지켜냈다.

2013년 대규모 기업부실 여파에도 순익이 1조8990억원까지 떨어졌지만 지난해 비은행 이익 개선에 힘입어 실적 회복에 성공, 1등 자리를 굳혔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도 신한의 실적개선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신한금융은 592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대비 6% 증가한 규모다. 금리 인하 악재를 증권(신한금융투자)·보험(신한생명)의 수익성 개선과 대손비용 감소로 상쇄했다.

비은행 역량 강화를 강조한 한 회장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능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신한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 역시 업황 악화 속에서도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신한은행의 지난 3월 말 원화대출 잔액은 162조원을 기록, 지난해 말(159조3000억원) 대비 1.69% 증가했다. 1%대 예금 금리에도 같은 기간 수신 역시 187조6000억원을 기록, 2.34% 늘었다.

업계에서는 신한의 1등 비결로 리스크 관리 능력을 꼽는다. 평소 한 회장은 “철저한 리스크 통제가 금융사 수익의 핵심이자 건전성의 척도”라고 강조한다.

실적과 리스크 능력을 모두 갖춘 한 회장은 차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해외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국내 금융지주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순이익 2조원을 넘겼다. 그러나 해외수익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밖에 안 된다.

이에 신한금융은 올해 해외영업 비중을 늘려 해외 수익을 전체의 1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신한은행이 보유한 16개국 70여 개의 영업점을 기반으로 다른 금융계열사와 연계하는 방안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한 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신한금융 주주총회에서 “글로벌 진출지역과 사업영역을 적극적으로 넓혀 해외사업에서 실제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尹, 영업력 강화·고객신뢰 회복 = 1955년 전라남도 나주 출생인 윤 회장은 광주상고를 졸업한 후 성균관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성균관대 교수와 삼일회계법인 전무이사를 거쳐 KB와는 2002년 인연을 맺었다. 윤 회장은 당시 고(故)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삼고초려로 영입할 정도로 유능한 인사였다.

지난해 유수의 경쟁자를 제치고 회장에 선임된 가장 큰 이유도 이 때문이다. 내부 출신으로 KB의 재무와 전략을 폭넓게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리딩뱅크 탈환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를 위해 경쟁사 수장인 최영휘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삼성맨인 유석렬 전 삼성카드 사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그의 노력은 구체적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이미 외형적인 면에서 리딩뱅크에 올라섰다. KB손보를 포함한 KB금융의 총자산은 445조원(1분기 기준)에 달한다. 신한지주(416조)를 단숨에 따돌렸다.

순이익 규모도 앞섰다. 올해 1분기 KB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68% 늘어난 605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5921억원을 기록한 신한금융의 1분기 성적을 뛰어넘는 수치다.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제친건 2009년 1분기 이후 6년 만이다.

앞으로 윤 회장은 계열사 시너지 강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최근 KB손보 출범과 함께 선보인 ‘자동차금융 복합상품’은 계열사 시너지의 신호탄이다.

윤종규 회장은 7월 조회사에서 “1년여에 걸친 LIG손보 인수과정을 마무리 짓고 열두 번째 새 가족인 KB손보가 출범했다”며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 비이자 수익 증가의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영업망도 재정비할 계획이다. 전국의 1047개 영업점을 점주권 환경과 고객 기반에 특화된 영업망 체계로 전환한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윤 회장은 “오랫동안 고객 불만과 업무량 증가의 원인이 되어 온 영업점 창구부터 효율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라며 “직원들이 보다 많은 시간을 집중할 수 있도록 창구 인력을 재배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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