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상반기 증시 홀린 테마주] 메르스 공포에 제약·백신주 ‘널뛰기’… 대주주는 차익실현 ‘얌체짓’

입력 2015-06-1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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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원생명과학 백신개발 밝히자 152% 급등했다가 개발 어렵다는 소식에 하한가… 마스크 제조 ‘케이엠’ 4거래일 상한가 등기이사 14만여주 매도, 주가는 급락

#2003년 중국에서 사스가 발생했을 땐 제약주가 급등했다. 당시 사스 치료에 효능이 있다는 펜타글로빈을 수입 판매하고 있던 고려제약은 주가가 700원에서 2500원으로 뛰었지만 다시 6월엔 1000원으로 떨어졌다. 사스 관련 이슈가 나올 때마다 주가가 등락을 반복했지만 주가는 하향세를 이어가 1년 뒤인 2004년 6월에는 700원대로 떨어졌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공포가 확산되며 고려제약의 주가는 또다시 상한가와 하한가를 오가는 등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2003년 사스에 이어 2004년 조류 인플루엔자(AI)와 광우병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수산주가 최고의 테마주로 떠올랐다. 단기간에 급등한 테마주는 뉴스가 사라지면 곧 바닥으로 고꾸라지곤 했다. 하지만 메르스가 발생하자 어김없이 테마주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과거엔 호재가 한번 나타나면 이틀 이상 상승세가 이어졌으나 최근에는 투자자들이 ‘치고 빠지는 식’의 단기투자로 돌아서며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제약주·백신주·마스크주 주가 널뛰기 = 지난달 20일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며 관련주들이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더니 갑자기 하한가로 추락하는 등 ‘널뛰기 장세’가 연출됐다. 올 들어 한류 열풍의 선봉 역할을 하며 주식시장의 강세를 이끈 화장품·여행주가 메르스 확산 충격으로 약세로 돌아섰다.

메르스 관련주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치료·처방과 관련된 백신주와 마스크·손세정제 등 예방 관련주다. 진원생명과학(백신), 한올바이오파마(항생제), 슈넬생명과학(항생제), 중앙백신(동물백신), 이-글벳(동물약품) 등 백신 개발·생산업체와 바이오니아(진단키트), 서린바이오(진단키트), 제일바이오(방역사업) 등 바이오주가 급등세를 주도했다.

이들 종목은 5월 말부터 6월 2일까지 3~4거래일간 상당수 종목들이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특히 회사측에서 직접 나서서 메르스 백신을 개발 중이라고 밝힌 진원생명과학은 이 기간 주가가 152% 올랐다. 9일 중 5일 동안 상한가를 기록했다. 바이오니아 3일 연속, 케이엠 4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백신주 대부분이 사실상 메르스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데다 당분간 백신 치료제 개발이 어렵다는 소식에 지난 3일 일제히 하한가로 돌아서는 장이 연출됐다. 사스 사태 당시 고려제약, 파루, 엔바이오테크, 인바이오넷 등이 수혜주로 급등한 바 있지만, 재료 소멸 이후 급락세를 보였던 상황과 비슷하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았던 몇몇 종목들은 이후 수익 악화 등을 겪다가 증시에서 퇴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하락세를 이어가던 진원생명과학은 메르스가 더욱 확산되며 가격제한폭 시행 첫날인 15일 장중 22.51%까지 폭등했다. 이날 오전 6시 현재 메르스 확진자는 총 150명, 사망자는 16명으로 늘어 치사율이 10% 선을 넘어섰다. 메르스에 대한 공포감이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만나 주가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르스 특수’ 대주주 차익실현 나서 = 백신 치료제 개발이 어렵다는 소식에 백신주가 하락세로 돌아섰을 때 마스크·손세정제 등 예방 관련주 업체들의 주가가 치솟았다. 메르스 백신이 실체가 없는 것과 달리 마스크와 손 세정제는 비교적 실체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마스크 제조업체 ‘케이엠’은 메르스 사태 이후 매출이 늘며 5월 29일부터 6월 3일까지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28일 종가 5080원에서 3일 42.66% 상승한 886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케이엠의 등기이사인 김모씨와 이모씨가 총 14만8380주를 매도하며 주가는 급락했다.

마스크와 필터 제조업체인 크린앤사이언스 최대 주주였던 최재호씨도 전날 보유 중이던 주식 100만주를 팔았다. 주당 처분 가격은 7640원으로 메르스 사태 이후 최고점 수준이었다. 최 이사는 이를 통해 76억4000만원을 챙겼다. 15일 반등에 성공했지만 주가는 최 이사가 처분한 날부터 5일간 45.24% 하락했다. 최씨는 2005년과 2006년에도 각각 20만주를 장내 매도하는 등 주가가 오를 때마다 차익을 실현해 왔다.

메르스 관련주가 연일 급등세를 보이며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자 전문가들은 보수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결국 테마주 투자에 뒤늦게 뛰어든 일반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은 메르스로 인해 이미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는데 향후 메르스의 유행 여부에 따라 충격 강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중국의 사스 사례에서 보듯이 메르스에 의한 조정은 저가 매수로 대응해야 한다는 생각이다”라며 “국내 증시에서 주목해야 할 업종으로 백신이 확보되지 않은 헬스케어보다 정부 부양책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업종을 꼽는다”고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중국 관련 소비주에 대한 투자도 재고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대면 접촉이 필요치 않는 업종의 경우, 이익 모멘텀이 크게 훼손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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