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銀, 최근 4년 1조3000억 ‘떼일 판’

입력 2015-05-0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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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개 지원기업 보증잔액 중 대부분 회수 불투명

수출입은행이 여신이나 보증을 제공한 기업들의 법정관리로 자산 건전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모뉴엘 사기대출 사건의 여파가 가라앉기도 전에 경남기업 법정관리 사태 등이 터지면서 최근 4년여간 사실상 떼일 위험에 놓인 돈이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회수 가능성이 낮은 고정이하 여신비율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올해 3월말 기준 수출입은행의 부실채권(NPL) 비율은 지난 2004년 3월말(2.20%) 이후 처음 2%를 넘었다.

6일 정의당 박원석 의원실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으로 부터 보증이나 대출을 받은 기업 중 2011년 이후 지금까지 법정관리에 들어간 곳은 102개로, 수출입은행이 이들 기업에 빌려준 돈과 보증잔액은 1조299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회수할 수 있는 돈은 4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되고 있다.

문제는 통상 담보 설정분을 제외한 나머지의 30% 정도를 회수가능 채권으로 분류하는데, 수출입은행은 특성상 신용대출이 많아 회수율이 통상 10~20%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수출입은행은 이들 102곳 중 13개 기업의 여신 358억원을 파산 등으로 회수할 가능성이 없어 못 받는 돈으로 분류하는 상각처리 절차를 밟았다.

같은 기간 상환받을 가능성이 희박해 출자전환한 여신은 17곳에 206억원에 달했다. 나머지 72곳의 여신 1조736억원은 아직 처리방향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기에는 경남기업에 보증과 대출로 제공한 5209억원이 포함돼 있다. 수출입은행의 경남기업 여신 규모는 채권단에서 가장 컸다. 지난해 사기대출 사실이 드러난 모뉴엘 처럼 법정관리를 거치지 않고 바로 파산 절차로 넘어간 기업들은 이번 집계에 빠졌다. 이에 지난 4년여간 수출입은행의 실제 부실 여신은 1조3000억원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모뉴엘에 대한 수출입은행의 여신은 1135억원으로 전액 상각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경남기업이 지난달 15일 상장 폐지되면서 채권단이 보유한 경남기업 주식은 하루아침에 휴지조각이 됐다. 수출입은행은 경남기업 주식 463여만 주를 지난 6일과 7일에 걸쳐 약 31억3300만원에 장내 매도했다. 수은이 지난해 3월 출자전환으로 해당 지분을 231억7100만원에 사들인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200억원을 손해본 셈이다.

박원석 의원은 “수출입은행은 국책은행 특성상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을 수밖에 없지만 대출부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이름이 거론되고 특정 업종에 부실여신이 집중돼 있다”며“이런 점을 감안하면 여신심사가 권력으로 부터 독립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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