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정치펀치] 4.29재보선, 승자와 패자는?

입력 2015-04-2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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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성완종 리스트’에 가려져도 4·29 재보궐선거는 어김없이 다가왔다. 정치권이 ‘성완종 리스트’ 앞에서 떨고 있어서 그렇지, 이번 재보선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깊다.

우선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누가 갖느냐 하는 부분이 이번 재보선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당내의 역학구도가 선거 결과에 따라 바뀔 수 있다. 만일 새누리당이 이번 재보선에서 패배할 경우, 모처럼 청와대보다 당이 우위에 서서 정국을 주도하고 있는 형국이 깨질 가능성이 있다. 즉 ,‘성완종 리스트’엔 청와대의 역대 비서실장들이 모두 거론돼 있고 친박 핵심들도 포함됐기 때문에 비박 지도부가 모처럼 지도력을 발휘하며 정국을 이끌고 있는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새누리당이 패배한다면, 지금 한껏 위축돼 있는 친박들이 다시금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이 높고, 또 정국도 청와대대 야당의 구도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특히 새누리당의 패배는 역으로 새정치연합이 승리했다는 얘기인데, 이렇게 되면 새정치연합의 지도부는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충격을 최대한 끌어올리면서 정국을 문재인 대표대 박근혜 대통령 구도로 만들려고 할 것이다. 반대로 새정치연합이 패배할 경우,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친노들의 위상이 격하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광주 서구을에서 패배한다면 이런 현상이 두드러질 가능성이 높다. 역대 야당의 정통성은 호남에서 비롯되고, 광주는 호남의 심장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광주에서의 패배는 곧바로 제1야당으로서의 입지가 흔들림을 의미하게 된다.

만일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면 문재인 대표는 야당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은 물론 야당 대표로서의 입지가 흔들릴 수밖에 없게 되고, 야권발 정계 개편 시나리오가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물론 다른 지역에서의 연속적인 패배도 문재인 대표의 위상을 흔들 것이지만, 호남지역에서의 패배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타격을 친노들에게 입힐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에 이번 재보선에서 새정치연합이 다른 지역을 다 이기고 호남지역에서만 져도 이는 패배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이번 재보선이 치러지는 4곳 중 몇 곳에서 이겨야 승리했다고 할 수 있는가. 이를 위해서는 먼저 이들 지역 중 몇 곳이 본래 여당 지역이었는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이번 재보선이 치러지는 4곳 중 한 곳, 그러니까 인천을 제외하고는 다른 지역 모두 야당 텃밭이었던 지역이다. 그렇기에 새누리당의 입장에선 4곳 중 1곳만 건져도 본전이라고 할 만한 근거가 있다. 더구나 지금 정치판은 절대적으로 새누리당에 불리하다. 바로 ‘성완종 리스트’ 때문이다. 그래서 본래 여당 우세지역이 적다는 측면과 지금의 정국 상황을 감안하면, 새누리당 입장에선 1곳 이상만 이겨도 최소한 패배는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반대로 새정치연합의 경우는 승패의 기준이 복잡하다. 앞서 언급한 대로 다른 3곳을 모두 이겨도 광주에서 패한다면 결코 승리로 보기 힘들다. 그리고 광주를 포함한 나머지 3곳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본전을 건졌다는 평가는 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승리했다고 자평하기는 힘들 것이다. 본래 야권 성향이 강한 곳에서의 승리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금과 같이 친박 실세와 청와대 비서실장들이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의 금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새정치연합 입장에선 최소한 4곳 중 광주를 포함한 3곳에서 이겨야만 어느 정도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고, 만일 2곳 정도에서 승리한다면 이는 패배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다.

이번 재보선의 결과는 투표율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성완종 리스트’ 때문에 정치적 염증을 느낀 해당 지역 유권자들이 투표하지 않으면 결국 조직이 강한 정당이 유리할 것이고, 반대로 투표율이 높아지면 기존의 여론조사 결과가 어느 정도 맞을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그래서 이제 관건은 투표율이 어느 정도 되느냐 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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