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호화 집 공개, 왜 불편할까 [최두선의 나비효과]

입력 2015-03-2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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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가수 조영남의 집은 공급면적만 187평으로 침실 4칸, 욕실 4칸, 드레스룸 3칸에 시세는 65억원에 달한다. 배우 이영애의 전원주택은 400평 대지에 지어진 55평 규모의 2층 건물로 잔디마당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심혜진의 집은 3000평에 달하는 대지에 건물만 무려 3개동으로 시세가 100억원에 달한다. 정원에서는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서초동에 위치한 배우 김혜은의 집은 옥상 정원은 물론이고, 야외 반신욕을 할 수 있는 공간까지 구비돼 있다.

지난 16일 방송된 tvN ‘명단공개 2015’에서는 연예인의 호화스러운 집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억소리’나는 집들은 물론, 해외 스타들의 휴양지를 연상케 하는 집들의 향연이다. 스타들의 집 공개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만큼, 눈이 휘둥그레지는 규모가 새삼 놀라운 일도 아니지만 대중은 여전히 “놀랍다”는 반응이다.

그 이면에는 ‘상대적 박탈감(relative deprivation)’이 담겨 있다. 20대 중후반 직장을 가진다고 가정할 때 열심히 일해도 내 집 마련은 여전히 꿈같은 일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대로 내려간 것에 위안을 얻고, ‘전세냐 매매냐’를 고민한다. 스타들의 집을 볼 때 “예쁘다” “멋지다”는 말보다 “부럽다”는 자조 섞인 탄식이 먼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집 공개의 이면에는 인지도 상승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근원적 이유는 홍보에 있다. 인테리어, 가구 등과 연관된 수많은 당사자와 스타의 이익이 숨어 있다. 가장 은밀한 공간인 집을 공개한다는 것은 그만한 보상이 필요하다. 결국 경제적 목적에 기인한다. 집 공개를 빌미로 협찬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연예인의 사례는 눈살을 찌푸리기 일쑤다. 그렇다보니 집 공개는 친밀함으로 위장한 가장 가식적인 현상이다. 사적 영역인 집을 보여주지만 그 곳은 경제적 논리에 가로막혀 사적 영역이 아니다.

스타들이 공정한 방법으로 피땀 흘려 번 돈은 그 액수가 어떻든 마땅히 인정해야 할 부분이다. 동시에 그 돈을 어떻게 활용하고 축적하든 사적 영역으로 보호받아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부와 명예의 축적 이면에 대중의 수요가 있음은 명백한 사실이다. 연예인을 ‘공인’으로 인식해 일정 수준의 도덕성을 요구하는 사회적 풍토 역시 이에 기인한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얻은 부와 명예는 충분히 누려야 할 자산이지만 이 점을 과시하거나 홍보하려는 목적으로 대중에 공개하는 행위는 상대적 박탈감을 유도하는 경솔한 행동이다.

지금 대중문화의 트렌드는 ‘친밀함’이다. 리얼리티는 가족예능으로 진화했고, 스타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는데서 만족을 느낀다. 스타들이 삭발을 하고 군대에 다시 가는 세상이다. 다시 말하면 진정성이 통하는 세상이다. 천문학적인 액수의 수입을 얻지만 사회의 구성원임을 잊지 않고, 자신의 본분을 지킬 때 대중은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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