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간 전세가구의 소득은 20%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전세금이 32%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계가 계속해서 빚을 늘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19일 통계청,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의 ‘2014년 가계금융ㆍ복지조사’에 따르면 올해 가계가 부담한 전세금은 연평균 9896만원으로 1년 전보다 3.1% 뛰었다. 이 조사가 처음 시작된 2010년 전세금이 평균 7496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년만에 32.0% 증가한 것이다.
반면 전세가구의 소득 증가율은 전세금이 오르는 속도에 미치지 못했다. 전세가구의 경상소득(임금ㆍ이자 등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소득)은 2010년 3910만원에서 올해 4710만원으로 2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소득대비 전세금 비율도 4년전 1.9배에서 2.1배로 늘었다.
증가하는 전세금을 충당하려면 가계의 빚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부채를 보유한 전세가구의 금융부채는 2010년 3709만원에서 올해 4566만원으로 23.1% 증가했다. 전세가구의 대출 중 전ㆍ월세 보증금 용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3.0%에서 37.1%로 1년 만에 4.1%포인트 늘었다.
전세가구의 가처분소득에서 빚을 갚는 데 들어가는 돈도 갈수록 커졌다. 지난해 전세가구의 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898만원, 원리금상환액은 745만원이었다. 번 돈의 20%를 대출금 상환에 쓰고 있는 것. 2010년 449만원이었던 원리금상환액 규모는 3년만에 65.3% 급증했다.
부채상환을 위한 대출 비중도 1년 만에 1.8%에서 2.8%로 늘었다. 빚을 내서 빚을 갚는 ‘돌려막기’가 늘었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전국의 전세금은 2009년 3월 이후 68개월째 상승했고 내년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월세보증금도 2010년 가구당 평균 1127만원에서 올해 1300만원으로 15.3% 비싸졌다. 전세보증금 상승세보다는 가파르지 않지만 같은 기간 월세가구의 경상소득 증가율 14.9%보다는 높다.